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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이력서 - 오만불손한 지배자들의 역사
볼프 슈나이더 지음, 이정모 옮김 / 을유문화사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이력서란 말 그대로 행한 일을 기록한 것이다. 우리는 보통 회사에 이력서를 제출한다. 나는 이런 과정을 거친 사람이라고 말이다. 인간에겐 어떠한 이력서가 있을까? 이런 질문에 대한 좋은 대답이 바로 볼프 슈나이더의 인간 이력서라고 생각한다.
인간 이력서는 말 그대로 인간에 대한 종합적인 과정을 보여준다. 물론 이력서에 기록하지 못한 인간의 모습도 있겠지만 굵직 굵직한 사건과 역사의 흐름을 잘 보여준다. 인간은 어떻게 해서 태어났으며 어떻게 인간이 될 수 있었는지 또 인간은 어떻게 만들어지며 앞으로의 인간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담았다.
책은 인간이 존재하기 이전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인간의 출현을 이야기 하며 원시 조상과 불의 발견과 도구의 사용 그리고 제국주의 시대를 열었던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획기적인 발명을 이루었던 도구의 사용과 인간이 인간을 죽이고 했던 전쟁의 아픔과 바퀴의 발명과 대륙의 발견 등 우리가 세계사를 통해 배웠던 역사의 흐름을 설명함과 동시에 이면에 존재한 인간의 추악함도 과감없이 보여줌으로 앞으로의 시대를 전망해 가기도 한다.
역사란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라고 카아가 이야기한 것처럼 과거의 사건들을 통해 우리는 배울 수 있어야 함에도 여전히 석유를 둘러싼 전쟁까지도 불사하고 더구나 핵 위험은 인류가 당장 풀어야 할 숙제가 되었다. 또한 인종과 종교간의 갈등 그리고 에너지 자원의 고갈 역시 우리가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다.
우린 흔히 자본이 들어오면서 인간의 욕망이 커졌다고 생각하며 인간이 다른 인간을 해하는 것 역시 자본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자는 이미 오래전부터 인간 안에 서로에 대한 화해보다는 전쟁을 해 왔다고 본다. 그 근거로는 미국의 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가 뉴기니 부근의 도부 섬을 관찰한 후 "시기의 불신, 복수심으로 하루가 다르게 야위어 간다."를 인용하면서 말이다.
그렇다면 인간에겐 희망이 있을까? 책에서 "인간은 지구를 망치기도 한 게 아니라 풍성하게 만들기도 했다"라고 이야기한 것처럼 예술이란 단어를 떠올리고 싶다. 그리고 그 단어에 웃음과 사랑을 끼워 넣고 싶다. 어쩌면 우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 가치는 창조라고 생각한다. 인간 이력서의 저자는 왠지 하나님이란 존재에 대한 회의를 나타내지만 하나님께서 그의 형상대로 창조했다는 성경 이야기 속에 인간은 결국 창조성을 고스란히 물려 받았다고 본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속성인 사랑 역시 고스란히 물려 받았으리라 추측한다면 비록 욕망이 인간을 파멸로 이끌지라도 판도라의 상자인 희망처럼 창조가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 갈 것이란 희망은 버리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