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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가장 깊숙한 곳 - 30년간 임사체험과 영적 경험을 파혜친 뇌과학자의 대담한 기록
케빈 넬슨 지음, 전대호 옮김 / 해나무 / 2013년 3월
평점 :
인간의 뇌는 소우주라고 불릴 만큼 복잡하다. 최근 뇌과학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도 밝혀내지 못한 비밀이 가득한 곳이 뇌다. 물론 뇌 뿐만 아니라 우리 몸의 구석구석도 과학이 밝혀내지 못한 비밀스러운 곳이 많이 있지만 그래도 웬만한 인체의 신비로움은 현재 과학으로도 상당 부분 알아냈지만 유독 뇌는 아직도 과학이 밝혀낸 것보다 밝혀내지 못한 것이 훨씬 더 많은 수수께끼의 신비로움이다. 물론 영상 촬영의 발달로 더 많은 것들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미지의 영역이라고 할 정도다.
케빈 넬슨의 뇌의 가장 깊숙한 곳이란 뇌과학 서적은 기존의 뇌과학 책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기존의 책들은 뇌의 신비로움과 뇌는 어떤 것으로 이루어졌는지 그리고 우리의 사고와 마음은 어디서 출발하는지에 대한 탐구 과정의 이야기였다면 뇌의 가장 깊숙한 곳이란 책은 죽음에 임박하거나 의식이 거의 없는 상태 혹은 영적 경험으로 인한 뇌의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 곳의 변화를 주목하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정말 당혹스럽게 만든다.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뇌과학에 대한 궁금함을 해소시켜 줄 수 있을거란 기대를 갖고 책을 읽었는데 오히려 다른 호기심을 자극한다. 영적인 뇌가 가능할 것인가? 물론 저자도 아직은 의문을 가지고 있지만 앞으로는 영적인 뇌가 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책에서 여러 사례들을 통해 충분히 설명하고 있어 굳이 언급할 필요는 없지만 어찌 되었든 기존의 과학에서 연구하거나 논의하지 않는 주제에 대해서 과감하게 시도하려고 한 저자의 호기심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사실 종교와 과학은 너무나 서로 달라 마치 상극이라고 하지만 이런 기회를 통해 과학과 종교가 서로가 아주 잘 어울리는 것임을 깨달았으면 한다.
때론 의식하지 못하는 것이 행복일 수 있다. 물론 일반적인 사람은 대개 그렇다. 꿈 속에서의 경험이 현실로 이루어진다면 한두 번 정도야 신비로울 수 있지만 끔찍한 경우를 맛볼 수도 있다. 그런데 사례에선 때론 의식하지 못해야 하는데 의식함으로 고통을 겪게 되는 경우도 있다. 어쩌면 과학이 모든 걸 풀기보다 신비스러운 현상에 대한 과도한 접근보다 차라리 어느 정도 서로를 인정하는 것도 더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아주 흥미로운 책이었다. 재미도 있었고 여러 사례들을 통한 다양한 지적 호기심을 안겨다 준 그래서 이런 책이 더 출판되길 기다리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