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시간과 공간

책인시공 - 책 읽는 사람의 시간과 공간
정수복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3월

책이란 무엇일까? 한 번도 책 자체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그냥 책이 있으니까 읽었다. 그리고 재미있으니까 또 읽었을 뿐이다. 책은 그저 읽어야 할 대상이었다. 물론 지금은 책이 단순히 읽기 위한 혹은 재미를 주기 위한 도구는 아니다. 책은 데카르트의 표현대로 과거의 가장 훌륭한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수복의 책인시공을 읽으며 다시 책에 대한 사색을 해 보았다. 이 책은 책이란 무얼까? 하는 질문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책 읽기에 좋은 장소와 시간은 언제인지 책 읽는 장소에 대한 이야기 뿐 아니라 책의 분류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까지 말 그대로 책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풀어 놓은 책이다.

어릴 때만 해도 집밖에서 노는 시간이야 참 많은 놀이를 할 수 있었지만 일단 밤에 집에 돌아오면 정말 할 것이 없었다. 그래서 무턱대고 읽었던 것이 바로 위인 전집이었다. 초등학생이 보기엔 너무나 작은 글씨였고 너무나 두꺼운 책이었지만 그래도 재미있었다. 가끔 너무 지루한 인물의 이야기라면 다른 것을 읽곤 했었다. 하지만 요즘은 책보다는 다양한 놀이가 많아 책에 집중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도 아동 서적들은 많이 팔린다고 한다.

이 책의 신선한 점은 바로 책을펼치자마자 보이는 독자권리장전이다. 여기서는 누구나 책을 읽을 권리에 대한 이야기에서 책을 읽지 않을 권리, 중간중간 건너뛰며 읽을 권리, 많은 사람이 읽은 책을 읽지 않을 권리, 책의 즐거움에 탐닉할 권리 등 참 여러가지 재미있는 독자권리가 있다. 하나같이 맞아 맞아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할.......

전반적으로 내용이 아주 충실한 그런 책이었지만 글쓴이가 프랑스에 살다 온 경험을 주로 이야기했다. 물론 프랑스의 서점과 도서관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우리나라의 서점과 도서관 이야기도 많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