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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습니다… 다 괜찮습니다
안희환 지음 / 이룸나무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태어날 때부터 몸이 불편한 것도 힘들겠지만 더 힘든 건 건강한 몸이었다가 불편한 몸이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가끔 이런 사고 가운데 기억나는 것이 있는데 86아시안 게임 전에 훈련하다가 사고로 장애가 된 김소영 선수다. 한창 꿈을 꾸며 앞으로의 일을 기대하며 훈련하는 중 사고를 당하고 십대라는 나이에 그걸 감당하기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한다. 그저 막연하게 힘들 것이다 라고 생각할 뿐이다.
괜찮습니다 다 괜찮습니다의 저자인 안희환 목사도 어릴 때 사고로 한 쪽 팔을 잃었다. 기술자가 되고 싶었지만 이내 목사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다. 그리고 목사가 되었다.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한 책벌레이기도 하다. 특히 헌책방을 좋아한다고 하여 너무 반가웠다. 헌책방의 매력은 단지 책을 저렴하게 사는 것이 아니다. 절판되어 만날 수 없는 책을 마치 보물찾기라고 하듯 발견하면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 저자도 그래서 헌책방을 보물창고라고 했다. 보물창고보다는 보물섬이라고 해야 더 어울리다고 생각하지만......
책은 저자의 어린 시절 사고에서 청년 시절 책을 많이 읽었다는 것으로 그리고 교회에서 일어난 많은 일들을 진솔하게 쓰고 있다. 그리고 성직자로서 교회를 향한 따끔한 충고와 앞으로의 교회의 본 모습을 회복되길 바라는 안타까운 심정도 그려 내었다. 생각해 보면 교회는 정말 개혁되어야 한다. 비단 어느 특정 부분의 문제가 아니다. 어쩌면 총체적으로 곪아 있다고 할 정도로 이미 썩어서 더 이상 손을 쓰기 힘들 정도가 된 것이 지금의 한국 교회다.
가끔은 수필을 읽고 싶은 건 글 속에서 모과 같은 은은한 향이 있어서 그런지 모른다. 물론 자신의 삶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이런 삶을 통해 새로움과 편안함으로의 여행을 떠날 수 있는 독자들은 행복하다. 다만 책을 읽으면서 하나의 주제로 묶은 글들이 주제를 벗어난 경우도 있기에 편집 상의 문제라고 여겨진다. 출판사에서 이런 부분까지 세심하게 들여다 보았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책을 읽으면서 행복했다. 지금 무언가를 이루지 못했다고 해서 내 인생이 보잘 것 없는 건 아니다. 그래 괜찮아. 앞으로의 인생이 어떻게 될지 아직 모르니 내 자신에게도 괜찮아 라고 격려해 주고 싶어진다. 가끔은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에서 위축되고 한없이 작아지는 사람들이 있다면 한 번쯤 읽어봐도 너무나 좋은 책이다. 괜찮다. 힘들어 하고 아파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꼭 이 말을 하고 싶다. 괜찮다. 다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