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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치지 않는 비 - 제3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개정판 ㅣ 문학동네 청소년 17
오문세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7월
평점 :
가끔은 아주 가끔은 성장 소설이 읽고 싶어진다. 누구나 그 시절이 있었고 나름 그 시간을 통과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존재한다. 돌아보면 시간은 금방 지나가 버리고 어느새 나이가 이렇게 먹었나 싶다. 가끔은 그 시간들을 되돌리고 싶을 때가 있다. 어쩌면 현실의 삶이 힘들면 더더욱 그런 생각이 가득하다.
오랜만에 좋은 성장 소설을 읽었다. 작가의 이름은 생소하다. 제 3회 문학동네 청소년 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그치지 않는 비란 소설인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 그리움이란 단어를 생각했다. 주인공은 집을 떠난다. 스스로는 여행이라 하지만 마치 가출 같은 느낌의 여행이다. 어쩌면 그리움을 찾아 떠나는 방랑 여행인지도 모른다.
소설 속에서 주인공과 형의 대화에서 처음엔 형이 주인공과 함께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나 나중에 보니 형은 그저 주인공의 의식 속에 새겨진 몽환적 인물일 뿐 실제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혼자 여행을 하면서 왠지 밋밋한 스토리가 전개되지만 지루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글에 빠져들게 한다. 다른 소설에서 보여지는 재미를 끼워 넣지 않아도 이렇게 집중해서 소설을 읽은 적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싶었다.
"사람들은 늘 그런 판에 박힌 말을 해. 최고가 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살아라. 내 생각에 그건 웃기는 소리야. 정말 최선을 다했어? 모든 걸 다 걸었어? 하고 물어봤을 때 그래 난 할 수 있느 모든 걸 다 했다 하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거든. 노력하는 거 좋지. 노력하고 또 노력해서 끝내 성공하는 거 멋있잖아. 하지만 그건 그냥 그런 사람들이 있을 뿐이야. 누구나 다 그럴 수는 없는 거라고. 그렇지 않다고 해서 저 사람은 이상하다 혹은 저런 인생은 잘못되었다 이렇게 말해서는 안 돼. 최고의 기준은 누구에게나 똑같지만 최선의 기준은 모두가 다 다르니까."
우리가 사실 인간 관계가 힘든 건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다름은 곧 틀린 것이라고 생각해서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보기 때문이다. 최선의 기준도 다를 수 있음에도 우린 최고의 기준도 최선의 기준도 다 똑같다.
현실의 삶이 힘들 때면 가끔 여행을 떠나고 싶다란 생각을 한다. 소설 속 주인공도 엄마와 형이 없는 그래서 아버지와 함께 있는 이런 상황 속에서 벗어나고픈 마음에 여행을 택했다. 그러나 여행을 떠난다고 해서 현실의 상황을 완벽하게 벗어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저 잠시나마 도피할 수는 있지만...... 아버지와의 전화 대화에서 그치지 않는 비는 없어란 이야기가 이 소설의 모든 것을 말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인생이란 것도 바로 그치지 않는 비가 없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