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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없는 민주주의의 인간적 상처들
최장집 지음 / 폴리테이아 / 201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정치학자 최장집 교수의 새 책이라 그저 반가운 마음에 집어 들었다. 사실 학문적인 이야기를 할 것이란 생각과는 달리 직접 현장에 가서 일하는 사람들을 만난 이야기였다. 그래서 더 절실하게 다가왔고 심지어 현장에서 일을 해 본 경험이 있어 그런지 머리만으로 느끼는 사람이 아닌 가슴으로도 느끼는 사람이라 더 존경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책에서 가장 강조한 부분은 청년 문제라고 생각한다. 한두 명의 젊은 세대가 국회에 들어갔다고 해서 정책을 이끌어낼 수 있는 건 아니다. 보다 원론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경쟁 사회에서 낙오한 많은 젊은이들은 실패자가 되어 좌절하게 만드는 것이 우리 사회이다. 이런 사회에서 중소 기업에 가서 일하라고 하는 건 절대 대안이 될 수 없다. 재벌개혁과 더불어 서열화 되어 있는 대학의 개혁도 필요하다. 차라리 프랑스처럼 모든 대학을 숫자로 표시하던가 할 필요도 있다. 아니면 지방의 대학들에게 일종의 특성화를 할 수 있게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모두가 잘 사는 것을 원하는 사회가 아니다. 어느 특정 사람들의 욕망을 채워주는 사회다. 가장 우선적인 삶의 변화가 필요하다면 그건 의식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1등만 한다면 원하는 모든 걸 얻을 수 있는 사회였다면 이젠 기꺼이 함께 나눌 수 있는 사회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요즘 기업들이 이윤의 일부를 사회로 환원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다수의 기업들은 사회로 환원하지 않는다. 그리고 최고경영자는 자신이 벌어서 기업을 키우는데 왜 다시 사회에 환원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노동 즉 일을 한다는 건 절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이런 노동자들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자신의 일터에서 자부심을 갖고 일을 하고 자신이 일한 만큼의 댓가를 충분히 보장받고 또한 적당히 쉼을 통해 재충전의 시간도 가질 수 있다면 지금 보다 훨씬 나은 삶이 되리라 생각한다.
노동 없는 민주주의가 가진 인간적 상처들은 고스란히 이 땅의 많은 노동자들에게 향해 있다. 점점 양극화 되어 가는 사회 속에서 이 간극을 좁힐 가장 좋은 방법은 복지다. 북유럽 국가를 모델로 삼아 복지 시스템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 얇은 책이지만 왠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이것만으로도 이 책은 훌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