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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의 땅 - 개정판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2년 9월
평점 :
조정래의 소설은 읽는 건 괴로움이다. 그러나 이 괴로움이란 결국 우리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삶의 교훈으로서의 괴로움이다. 하지만 모든 소설이 다 그런 건 아니다. 이번 유형의 땅은 조금 덜한 괴로움이랄까? 그나마 우리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아픔의 현대사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작품은 거의 없었으니 조금은 덜하리라 보여 진다. 이 소설집에선 다만 한 개인과 가정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많이 그려 놓았다.
유형의 땅엔 총 여덟 가지의 소설이 들어 있다. 첫 소설부터 예사롭지 않게 시작해서 마지막 소설까지 단 번에 읽었다.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이것이 조정래 소설이다. 자칫 지루할 소설적 주제들도 마치 옛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푹 빠져 들었다. 그러면서도 인물 하나 하나에 작가의 숨결이 담겨 있었다. 비록 대하 소설의 스케일은 없지만 나름의 매력은 충분히 갖추었다.
서두에 이 소설은 읽는 것이 큰 괴로움은 아니었다고 했지만 그래도 조정래 소설을 처음 만나는 독자가 있다면 분명 읽는 것이 괴로움이 될 것이다. 그만큼 소설은 그 시대를 담았다. 지금과는 다른 현실이라고 감히 이야기할 사람이 있다면 어쩌면 현실 감각이 없는 사람이나 현실을 잘 모른다고 해야 하겠다. 지금도 이 소설 속 상황에서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그래서 조정래 소설이 지금 읽어도 우리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조정래의 소설을 읽으면 무언가 숙제가 남겨진 것 같다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래도 기꺼이 숙제를 하고 싶어진다. 이런 숙제가 있기에 지금 우리가 살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그렇다.
사랑의 벼랑이란 소설을 읽으면서 한 사람의 기구한 삶의 운명이란 것이 이렇게도 슬프고도 아련하게 다가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지금도 비정규직으로 살아가는 이 땅의 많은 시민들의 모습을 떠올려 본다. 올해는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는 해이니 만큼 사람이 더욱 존중 받는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그래서 모두가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가 되길 소망해 본다. 더 이상 이런 소설이 등장하지 않는 그런 시대를 감히 꿈꾼다. 우리 후손들이 이 소설을 읽을 땐 옛날엔 이런 시대도 있었나 보죠 하면서 이런 치열한 역사를 거쳐 우리가 존재함을 알려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