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김연수 지음 / 자음과모음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힘든 것이 있다면 사람과의 관계다. 물론 성격에 따라 사람과의 관계를 잘 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아무리 사람과의 관계를 잘 하는 사람이라 해도 그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태어나고 자란 환경이 다른 사람이 만나 무언가를 함께 할 땐 서로의 사고가 다르기 때문이다.

 

정현종의 섬이란 시가 있다.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이렇게 짧은 시지만 많은 걸 생각하게 한다. 사람들 사이에 있는 섬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김연수의 소설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을 읽으면서 자꾸 정현종의 섬이란 시가 생각났다. 정현종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섬이 있다고 했다면 김연수는 자주 심연이 있다고 했다. 이 심연을 넘지 않고서는 다른 사람에게 다가갈 수 없단다. 심연이란 좀처럼 빠져 나오기 힘든 연못을 의미한다. 우리가 다른 사람을 진심으로 이해한다는 건 이토록 어렵다란 걸 심연이란 표현으로 대신하고 있다.

소설을 읽으면서 푹 빠져들었다고 할 정도로 주욱 넘어갔다. 내용 자체는 그리 가벼운 것이 아니었지만 빠져들게 한 요소는 무엇인지 몰라도 독자 입장에서는 정말 정신없이 읽었다. 마지막 책장을 넘기며 책을 덮는 순간 아쉬움이 크게 밀려왔다. 지은이란 인물이 살아오면서 겪었을 희노애락의 모든 순간들에 대한 생각을 해 보았다. 그리고 지은의 심연은 무엇이었을까? 외로움이었을까? 하는 물음을 가져 보았다.

 

지은이가 낳은 희재(카밀라)의 삶에 대해서도 나름 상상을 해 보았다. 입양되어 먼 이국땅에서 살아가다 양아버지가 준 추억의 물건들 때문에 근원을 찾고자 열망하게 되고 기어코 한국에 온 희재에게 벌어지게 되는 많은 일들 속에 희재가 찾고 싶었던 걸 무엇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주인공은 희재지만 사실 지은이란 인물에게 어쩐지 더 시선이 갔다.

 

사람들 사이엔 섬이 있고 심연이 있다. 섬과 심연에 가지 않고서야 사람을 진심으로 이해할 수 없다. 요즘 뉴스엔 정말 어이없고 분노하게 만드는 많은 사건들이 있다. 이런 사건들을 보면서 저건 사람도 아냐 하기 전에 심연을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결코 이해해서는 안되는 사람이란 없다. 그렇다면 심연을 빠져 나오기 위한 발걸음을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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