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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을 파는 사람 - 배고픔과 목마름의 끝없는 갈구
이어령 지음 / 두란노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흙속에 저 바람 속에를 오래 전에 읽었을 때 정말 신선했다. 어쩌면 이렇게 생각하지도 못한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을까 하는 점에서 놀라웠다. 오랜 세월 동안 한국을 체험하며 지켜보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일 것 같은데 더 놀라운 건 글쓴이가 28살에 이 책을 펴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달인의 경지라고 할 정도의 한국의 희노애락을 모두 담고 있는 책이 20대의 젊은이의 손끝에서 기록되었다는 사실이 정말이지 대단하다 싶었다. 이어령을 생각할 때마다 늘 천재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그는 정말 천재일까? 물론 1%의 천재는 분명 존재한다지만 그 나름의 노력도 있었기에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이어령도 스스로 천재란 만들어진다고 하였으니까.
남 부러울 것 없을 것 같은 이어령에게 마침 하나의 불행의 씨앗이 탄생하는데 딸이 암에 걸린 것이다. 오히려 이것을 통해 딸이 먼저 그리스도인이 되었고 이어령도 딸의 전도로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이미 지성에서 영성으로와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란 책을 통해 그리스도인으로 변한 이어령의 사고를 알 수 있었다면 우물을 파는 사람은 어쩌면 종합적 사고라고 해야 할까? 요즘 유행하는 용어로 통섭이라고 해 두자. 창조에 대한 통합적 사고의 깊이를 알 수 있는 짧은 글들을 실었다. 짧지만 느낌은 강하다. 이것이 이 책이 두드러지게 보여준 장점이다.
책에서 이어령은 전방위적 창조성에 관해 이야기 하지만 그 귀결은 하나님의 창조이다. 짧은 글 하나 하나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다는 것에 대해서 다시 곱씹어 읽어 볼 필요가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건 너무 단편 단편으로 조각을 이어 붙여서인지 조금은 긴 호흡으로 된 글도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다. 하긴 이 책이 여러 책들과 다른 곳에서 한 강연 등을 발췌하여 엮은 책이라 그럴지도 모른다. 어쩌면 새로운 하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기존의 이야기들을 종합하여 하나의 새로움을 만들었으니 이것도 창조라고 해야 할까? 암튼 이어령의 창조적 사고를 좋아하는 한 명의 독자로서 못내 섭섭하다고 생각될 정도다. 물론 기대가 너무 커서 그럴 것이다. 그래도 나이라는 숫자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사고를 끝없이 해 나가는 이 시대의 젊은 스승이 바로 이어령이다. 그래서 그의 새로운 글을 또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