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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브레이크 호텔
서진 지음 / 예담 / 2011년 11월
평점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누구나 추억하고 싶은 기억이 있다. 그건 사랑이라는 이름에 한정되어 있지는 않다. 그러나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첫사랑이 아닐까 생각한다. 추억만으로도 가장 아름다운 시간이 있다면 첫사랑일 것이다. 그러나 첫사랑의 기억은 누구는 서로 좋아하는 감정을 가질 수도 있지만 누구는 아련한 짝사랑일 수도 있기에 잃어버린 사랑일 수는 없다.
서진의 소설 하트 브레이크 호텔은 잃어버린 사랑을 만날 수 있는 그곳이란 부제가 달려 있다. 그래서 궁금했다. 과연 잃어버린 사랑을 만날 수도 있나 싶어서 말이다. 그러나 소설 속에서는 묘한 장치를 깔아 놓았다. 이건 아직 현실 속에서는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기에 어처구니 없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그 속에서라도 찾고 싶은 간절한 추억이 있는 사람에겐 소설 속에서라도 아름다운 기억의 저 편을 새롭게 꺼내어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한다.
황령산 드라이브를 시작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하면서 하트 브레이크 호텔은 모든 소설에서 공통적으로 그려지는 시간의 추억과도 같은 장소다. 즉 하트 브레이크 호텔에서 비로소 잃어버린 사랑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금은 억지스럽지만 의외의 반전이 숨어 있는 것도 이 소설의 매력이지만 소설이 현실을 반영하는 이야기의 힘이라고 했을 때 서진의 소설은 그저 허무한 끝맺음을 보여주는 마치 빙글빙글 돌다가 멈추어 버린 어지러움이 가득하다고나 할까. 가볍게 읽을 소설은 아니다. 새로운 실험적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첫 이야기가 동성애를 그렸다는 건 어느 정도 현실을 반영할 수 있는 이야기라 생각했지만 주인공이 나중에 정신을 차려보니 노인이란 건 아주 좋은 반전이었다.
소설을 읽으면서 안개를 거닐다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가끔 추억 속에 흠뻑 젖어들 때가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 한없이 있다 오는 경우도 있다. 그저 추억이란 이름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소설을 읽으며 내가 기억하고 싶은 추억을 다시 새겨 본 것도 나름 하트 브레이크 호텔의 매력은 아니었을까. 그래도 쓸쓸함은 지울 수 없기에 불편하다. 두 번은 읽기 싫은 그런 소설이다. 물론 한 번 읽기도 썩 내키지 않았던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