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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리더십, 선비를 말하다
정옥자 지음 / 문이당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한국의 리더십 리더를 말한다란 책을 처음 받아볼 땐 선비에 관한 이야기만 있는 줄 알았다. 어쩌면 이 책은 역사 곳곳에 남아 있는 우리 모습을 반추해 보는 것일지도 모른다. 역사란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에드워드 헬렛 카아의 이야기처럼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이다. 그것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대화 말이다.
우리는 예로부터 나와 다른 것은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여겼다. 그런데 조선 시대에 제거해야 할 정적에게 오히려 약을 주고 더구나 그 약엔 맹독성을 가진 것도 들어 있다고 하는데 그 약을 믿고 먹었다는 그 자체가 상대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완쾌를 바라며 주는 사람도 대단하지만 그 약을 그저 받아서 먹은 사람도 정말 대단하다.
이 책은 역사를 주제로 한 각각의 짧은 이야기다. 글쓴이가 여자교수로 처한 현실적 상황에 대한 이야기와 민주화 운동을 거치며 그 격동하는 시간 속에서 제자들의 안타까움을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었던 스승으로서의 모습은 잔잔한 감동을 일으킨다. 지루한 역사를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강의할 수 있을까 싶어 역사와 역사 소설이란 강의를 개설하여 소설을 연극으로 각색하여 발표하게 하는 수업을 하는 대목에선 정말 훌륭한 스승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좋은 학점을 줄 수는 없는 법,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학점을 나쁘게 줄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학생들이 이해하지 못해 제도적인 모순을 안타까워 하는 모습 속에서 아직은 우리가 개혁해야 할 것들이 많다고 여겨진다. 또한 조선이 당쟁으로 망했다는 사실은 역사를 잘못 인식하는 것이며 일본 식민사관의 영향이라고 한다.
역사를 모르고서 우리가 과연 우리 문화를 사랑할 수 있을까. 우리가 흔히 오해하는 많은 부분들 역시 알고 보면 다른 사실이 많다. 역사는 늘 반복된다. 이걸 모르고 우린 과거 이야기를 그저 먼 추억쯤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 가득하다. 역사를 선택 과목으로 바꾸었던 시대에 역사를 가장 주요한 과목으로 될 날을 꿈꾸는 건 너무 지나친 기대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꿈을 꾸고 싶다. 역사란 케케묵은 옛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도 우리와 소통하는 현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