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풍경 - 개정판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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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하면 떠오르는 건 대하소설 3부작이다. 아주 긴 장편소설만 읽다보니 과연 조정래 작가가 단편 소설도 썼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대하소설 외에도 장편소설만 읽어서 더욱 그럴 것이다. 이번 상실의 풍경이 재출판 되면서 처음 단편 소설을 읽게 되었다. 대하소설의 작가 조정래의 단편 소설은 어떨까 무척이나 궁금한 마음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하소설의 강렬함 때문인지 단편소설은 그리 큰 감동을 주지 못했다. 만약 1970년대 생활상을 담은 소설을 처음 만나는 것이라면 나름 충격과 함께 시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했겠지만 이미 다른 소설들을 읽어서일까 그리 새로울 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 조정래의 생각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는다.

조정래는 처음부터 역사 의식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그의 소설들은 가볍지가 않다. 주로 1970년대 소시민의 삶을 이야기하지만 그 바탕엔 우리 현대사가 고스란히 묻어 있다. 좌익 운동을 벌인 아들은 무얼해도 빨갱이 아들이란 누명을 벗지 못하는 모습과 미군의 추악한 모습이 드러나기도 한다. 착한 일을 하면 복을 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억울한 누명으로 인해 더 큰 고통과 괴로움을 당하는 인물을 그림으로 현실을 고발하려는 것 같았다. 

사상과 이념이 다르면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무조건 죽여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이 너무나 슬프다. 역사를 알아간다는 건 그래서 힘들고도 괴롭다. 하지만 앞으로의 시대는 이런 일들을 절대 반복해서는 아니된다. 우리가 이만큼 좋은 시대에서 살고 있는 건 다 그 시절의 아픔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역사란 그저 지나가버린 한 사건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그래서 소설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역사적 사건으로 아는 것이 아니라 소설 속 주인공이 되어 그 시절의 생생한 이야기를 간접적으로나마 살아보는 것이 역사를 이해하는 한 방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970년대 배경을 이야기하는 소설은 굳이 상실의 풍경이 아니더라도 많다. 그러나 조정래 작가가 가진 전반적인 역사 인식을 알기 위해서는 이 책을 먼저 읽어보라고 감히 권하고 싶다. 그래야 아리랑, 태백산맥, 한강으로 이어지는 우리 현대사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조정래의 소설은 더욱 더 많이 읽혀져 후대들에게 지속적으로 읽히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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