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리지 않아도
사토 리에 지음, 한성례 옮김 / 이덴슬리벨 / 201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호스티스라는 말이 무엇인지도 몰랐다. 책을 읽으면서 그 의미를 알게 되었다. 그런데 이 책의 주인공은 귀가 들리지 않는 사람이다. 즉 언어적 소통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호스티스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싶었다. 물론 책 소개엔 필담 호스티스라고 했지만......


사람은 누구나 편견을 갖고 있다. 자신이 가진 경험과 지식의 범위 안에서 사고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편견이 없는 사람이라고 자신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다만 편견을 갖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결국 나도 작은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책의 주인공 사토 리에는 사고로 청각을 잃었다. 어린 시절 그녀는 보통의 친구들과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간혹 반항적이긴 했지만 사고가 남달라서 그런 것일 뿐이었다. 하지만 선생님이 칠판에다 “사토 리에는 신에게 귀를 빼앗겼다”라는 메모를 한 걸 보고 더는 평범한 아이가 되지 않았다. 정말 반항적인 아이로 돌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만약 사토 리에의 귀가 불편한 것을 진심으로 이해하며 소통할 수 있는 선생님을 만났으면 어떠했을까? 이 책을 읽으며 교육이 새삼 중요하다는 걸 다시 깨닫게 된다. 어린 시절의 큰 상처는 결국 평생 가슴에 남게 된다. 비록 어른이 되어 키가 자라고 몸이 커진다 해도 어린 시절 외모가 남는 것처럼 우리 가슴 속 응어리는 남아 있기 때문이다.


사토 리에는 점점 반항적으로 변해 갔다. 한 번은 자주 쇼핑을 하던 옷가게에 가서 옷을 훔쳤다. 나중에는 이곳에서 알바를 하게 되는데 사장님의 배려로 사토 리에는 삶의 가치를 점점 알게 된다. 옷가게 사장님의 배려로 반항적인 모습을 서서히 버리며 새로운 삶의 길을 찾아 가는 중 호스티스에 발길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필담 호스티스가 탄생하게 된다. 처음에는 불편한 의사 소통이 오히려 그녀 만의 장점이 되고 그녀는 이 곳에서 제법 인정받는 호스티스가 된다는 이야기다. 마치 하나의 성공담 인생 스토리를 읽는 기분이었지만 오히려 옛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기도 하였다. 인터넷 메일이 상용화 되기 전 펜팔이다. 하나 하나 글자를 써가며 마음을 나누었던 편지가 왠지 그리워진다.


결국 진심은 통한다는 걸 다시 확인했다. 이 책은 바로 이걸 이야기하는 것인지도 몰랐다. 사토 리에는 비록 귀가 들리지 않지만 진심으로 다가간다. 문득 정현종의 섬이란 시가 떠오른다.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진심을 담으면 누구나 이미 그 섬에 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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