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두사의 시선 - 예견하는 신화, 질주하는 과학, 성찰하는 철학
김용석 지음 / 푸른숲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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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를 복합해서 맛을 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요즘 통섭이라 하여 각 학문간의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는 것이 최근의 동향이라 어쩌면 메두사의 시선이란 책 역시 그 연장 선상에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두바이 버즈 알 아랍의 수석 총괄 조리장이었던 에드워드 권은 우리 나라에 와서 음식점을 열 때 저렴한 가격에 최고의 품질로 된 음식을 선보이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며 음식점을 열게 되었다. 사실 아주 유명한 요리사의 음식을 일반 사람들이 먹기엔 가격이 무척이나 부담스럽다. 일반 사람들이라면 그 호텔에서 잠을 자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한 끼에 수백만원이 되는 그의 요리를 맛본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철학은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은 철학을 무척이나 어려워 한다. 사실 어떤 철학 사상이든 그 사상엔 오랜 시간의 삶의 고뇌가 담겨 있다. 그런 인고의 시간으로 탄생한 사상을 그저 한두 번의 읽기로 다 알 수 있다는 건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독자들이 알기 쉽게 아니 철학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도록 소개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을까.


물론 책의 저자가 “철학 에세이는 지식으로 쓰는 글이다. 전문 지식이 글의 바탕에 깔려야 한다.”라고 밝히듯 이 책을 철학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들이 소화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아쉬움이 남는다. 일반적인 에세이는 그저 삶의 언저리에 있는 이야기를 자유롭게 쓴 글인데 굳이 철학 에세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이렇게 어렵게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하지만 이 책은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것을 보여준다. 신화에서 철학으로, 철학에서 과학으로 넘다드는 요즘 추세에 걸맞는 통섭의 전형적인 예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 책의 가장 기본적인 바탕은 신화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메두사의 시선에서 신화가 우리 삶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과학과 철학에서 찾아본다. 신화라는 오래된 옛날 이야기에서 지혜를 찾아 마치 하나의 신기루가 있다는 고민을 한다면 그 고민이 과연 증명할 수 있는 것인지를 끊임없이 연구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다. 신화가 마치 우리 옆에서 생생하게 움직일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본 지식이 없다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각각의 학문에서 연결점을 찾아가는 지적 여행은 즐겁다. 바로 이것이 이 책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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