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르파티 - 너의 운명을 사랑하라
이주향 지음 / 맥스미디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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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르 파티란 용어는 사실 김연자의 노래를 통해 알게 된 것이다. 운명을 사랑하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지만 과연 운명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어쩌면 운명에서 벗어나고자 몸부림을 치는 사람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운명을 사랑할 수 있다면 그리고 이 운명에 대한 새로운 삶의 희망이나 활력을 찾을 수 있다면 우리 삶이 조금은 더 행복해 질 수도 있지 않을까.

 

이주향 교수의 아모르 파티란 책은 주로 책과 영화 그리고 연극을 통해 삶을 들여다본다. 성찰이란 거창한 용어보다는 지나가다가 떨어진 동전 하나를 발견하는 것처럼 우리가 무심히 지나쳤던 살아감의 흔적 가운데 하나를 집어 내어 생각하게 하는 글이다. 사실 알고 있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아 당혹스럽지만 하나 하나 배워간다고 생각하면 흥미로운 일이다. 세상엔 알아갈 것들이 너무 많기에 이런 재미를 추구한다면 일상이 재미있어 질 것이란 기대가 있다.

 

다만 이 책을 읽고 아쉬웠던 것은 외국 영화나 외국 책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어 이런 생각까지 하게 된다. 이주향 교수는 우리나라 책과 영화는 싫어하는 것일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물론 그런 건 아닐 것이다. 스카이 캐슬과 미쓰백이란 드라마와 영화 소개를 읽으면서 내심 반가운 마음도 있었으니까. 특히 "산다는 것은 참된 나에 도달하는 과정"이란 이야기를 융을 인용하며 할 땐 참된 나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잠시 책을 덮고 생각해 보았다.

 

영화와 연극 그리고 책의 흔적들을 통한 삶의 흔적들을 추억해 보고 있으니 너무나 많은 시간이 흘러버렸음을 인지했다. 내 삶이 어디로 또 어떻게 흘러갈지 아직은 모르겠으나 이젠 운명을 조금씩 사랑하는 연습이 필요하리라고 생각한다. 니체가 이야기한 아모르 파티란 결국 니 운명을 사랑하고 힘든 운명으로 좌절하거나 낙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서 일어나는 고난과 어려움까지도 받아들이는 그래서 운명아 내게 와라 난 너와 삶에 대한 이야기를 기꺼이 나누리라 라는 자신감 어린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하루 하루 걸어가는 삶의 흔적 속에서 그리고 구비 구비 비뚫어지거나 굴곡진 여정 가운데 아모르 파티를 기억하며 약간만 다르게 삶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이 있다면 운명에 함몰되어 있는 삶이 아니라 운명을 다시 조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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