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구들 페이지터너스
에마뉘엘 보브 지음, 최정은 옮김 / 빛소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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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에서 나는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의 요조를 떠올렸지만, 에마뉘엘 보브의 『나의 친구들』에서 빅토르 바통은 또 다른 의미로 슬픈 인물이었다. 혹자는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에서 뫼르소를 떠올릴지도 모른다

 

왜 진심으로 다가서고 싶어하지만, 그가 만나는 사람들은 선의를 이용하기만 하고 심지어 어린 소녀에게 추파나 던지는 나락으로 떨어진 인간으로 취급하는걸까?

 

전쟁에 참여하며 그 휴우증으로 몸이 불편한 바통. 전쟁 공로 훈장을 받고 상이군인 연금까지 받고 있지만, 그가 사는 아파트 이웃 주민들의 눈엔 할일없이 노는 사람으로 비쳐진다.

 

때론 쾌락에 젖기도, 몽상을 하기도 하는 그이지만, 그것을 나쁘다고 할 수 있을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도 현실을 잊고 도망가고 싶어 유혹을 쫓는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고 친구를 만들고 싶은 주인공의 마음이 못내 안타깝게 느껴진다. 책속엔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지금의 시선으로봐도 전쟁에 참여해 몸이 불편한 바통과 다를 게 없는 주변 인물들이지만, 그들은 또 가난하고 말주변이 없는 심지어 할 일없이 주변을 돌아다니기만 하는 주인공이 못마땅해 보이는 것같다.

 

잠시 '신사 라카즈'편에서 드디어 직장을 찾고 바통의 인생에도 볕이 드나 싶었건만, 결말은 비참하다. 

 

소설의 배경은 파리인데 에마뉘엘 보브가 겪은 제2차 세계대전 및 파리에서 살다 숨진 그곳이 이 책에 잘 드러나는 것같다. 

 

 

"부자가 되고 싶다."

"고독이 나를 짓누른다. 친구가 그립다. 진실한 친구가......"

 

 

오늘날 이해관계를 따져 친구를 맺거나 하는 경우를 생각해봤을때 『나의 친구들』에서 바통은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다만 자신과 이야기를 나눌 상대가 필요했다. 진심으로 우정을 베풀어 주는 사람에게 자신이 가진 모든 걸 내어줄 수 있다는 그의 말이 슬프게 들린다.

오늘날 우리에게도 해당하는 말인 것 같아서. 나의 친구들은 어디에 있나요?

 

 

 

 

 

 

 

 

*이 책은 출판사의 지원을 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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