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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데아
이우 지음 / 몽상가들 / 2023년 6월
평점 :
"뭐가 진짜 한국인인지. 진짜 한국인이 뭘까?"
모로코에서도 프랑스에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한국의 서울에 내가 찾는 마음의 고향이 있을꺼라 믿고 싶었던 준서의 이야기.
외모는 한국인이었지만, 습관과 생각의 차이를 현저하게 느끼게 되는데... 그가 겪은 서울에서의 이야기는 서울에서 살고, 살고 싶어하는 우리들의 자화상이었다.
첫눈에 반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녀는 또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 준서의 정신적 지주였고, 인생 스승이었던 생테스와의 이야기도 와닿았다.
계절은 서울의 겨울을 지나 봄, 여름, 가을로 끝난다. 일 년의 시간동안 준서는 완벽한 한국인이 되고자 노력했지만, 주변의 시선은 차가웠고 이방인으로 보였다. 그럼에도 노력하는 그에게 다가와주는 피시방 직원이자 뮤지션 성현, 같은 이방인이지만 인정하기 싫었던 은혜, 혼혈이었던 빅토르. 아버지의 친구이자 서울 삶에서 힘이 되어주는 용선 아저씨와 영선 아주머니. 그리고 주연.
많은 이들의 꿈을 가지고 지탱하는 서울. 그것은 다양한 이데아를 가지고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었다.
준서는 이제 어디에서 나의 정체성을 찾게 될 지 궁금해졌다. 내가 한국에 온 이유라고 생각했던 사랑이 끝나버린 지금. 다시 일어서는 힘을 어디에서 찾게 될까?
확실히 한국에서의 대학 생활을 실감나게 그려내서 내 자신의 모습이 오버랩되었다. 신입생 환영회와 새터, 입학식, 수강 신청, 동아리 활동, 개강 총회, 축제 등. 여전히 대학에서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겠지? 그 당시의 내 모습은 어땠었는지 추억에 잠겨보기도 하고.
아웃사이더 이방인. 준서는 교포라는 타이틀을 하나 더 갖고 있었지만, 지금의 우리는? 사랑을 위해 학교의 민주투사가 되고, 국정농단의 촛불집회까지 참석했던 준서의 노력은 과연 한국인이 되고싶었고, 인정받기 위해 그 자신을 몰아간 것이 아닐까? 그것이 사랑으로 시작되었더라도 라바트와 파리에서는 관심없던 일이었다. 온전히 한 집단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은 소속감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모습이었다.
이제 다문화가정이 많이 생겨나면서 그들에게 한국은, 서울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준서처럼 방황하면서 정체성을 찾게 될까? 슬픈 서울 이데아였다,
내가 찾고자 하는 것, 준서가 서울에서 찾고자 하는 것, 우리 모두가 인생에서 찾고자 하는 것.
한국인을 구분짓는 것은 무엇인지. 나 자신을 알아가는 것은 어떤 과정인지.
울림이 있는 오랫만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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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곳이요. 또 언제든 돌아가고 싶고, 떠나고 싶지 않은 곳이요."
"글쎄요. 뭐라고 해야 할까. 한국과 유럽 사이의 어딘가에 사는 사람 같았어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중에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이방인들, 본질적으로 그 세계에 속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뜻하는 말이야."
*이 책은 출판사의 지원을 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