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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맞은 장날입니다 - 전국 오일장에 담긴 맛있는 사계절 ㅣ 김진영의 장날 시리즈
김진영 지음 / 상상출판 / 2023년 2월
평점 :
'가는 날이 장날이다'이란 속담을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한다. 오일장 시리즈를 속담에 꿰어 바꾼 책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책제목과 책표지에서 '시장'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이 확연히 드러난다.
전국 오일장의 숨은 이야기와 맛집들이 담겨 있는 이번 시리즈가 벌써 세 번째 출간이라고 한다.
첫 번째. 『오는 날이 장날입니다』
두 번째. 『가는 날이 제철입니다』
세 번째. 『제철 맞은 장날입니다』
식품 MD가 직업인 김진영 저자의 전국팔도 시장 사계절 이야기가 흥미롭다. 어언 28년째 하고 있다는 시장 탐방기가 사라져가는 우리 한국의 정情과 농촌의 소멸을 보는 것 같아 마음 한편이 씁쓸하기도 하고. 이런 책은 안팔려도 꾸준히 출간해줘야 합니다!!
연세 지긋하신 분들에겐 추억이, MZ세대에겐 레트로 감성을, 외국인에겐 한국의 정겨운 情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기록이 아닐까 한다.
또한 지금의 변화하고 소멸하는 여정을 담은 취재가 쉽지 않았음을 밝히고 있다. 날씨와 코로나19의 여파, 지방의 소멸로 인해 허탕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또다른 플랜B로 더 멋진 기사가 나오기도 했음을.
저자의 이야기 속에서 제철에 먹을 수 있는 재료들을 알 수 있었고, 또 깨알 지식을 입력해본다. 우리에게 박혀있는 그 선입견과 고정관념을 깬다면 더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다양한 매체와 연예인들이 다녀간 곳이 성지처럼 여겨지지만 그런 곳을 의도적으로 제외시켰다고 했다. 발로 뛰는 맛집이지만 맛없으면 맛없다. 맛있으면 맛있다고 기꺼이 평가를 내리는 저자의 먹방탐험. 사계절을 구분해 각 지역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들을 소개했다.
우리에게 알려진 식객 허영만 작가와도, 그 외에도 같이 일적으로나 사적으로 만난 지인과도 동행하지만 혼자 다닌 곳을 취재했다.
특징이라면 우리밀을 쓴 빵집을 즐겨찾는 것과 밥에 대한 진심이 느껴진다. 다른 것이 맛있더라도 밥이 맛없으면 냉정히 밥맛없다고 평하는 진정 밥에 진심인 자.
취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괜찮은 재료가 있다싶으면 구매하기도 하는 정성이 보인다. 특히 나물과 생선 부분에서 구분하는 법을 알려주는데 다들 속지 말라고!
겨울인지라 겨울편을 유심히 봤는데 거제와 제주가 나와 반가웠다.
다만 내가 가리지 않고 잘먹는 먹방가였으면 좋았을테지만... 식객되기는 그른것 같다.
나조차도 시장에는 잘가지 않는 편인데 무엇보다 양이 문제다. 많이 주는 건 좋지만, 입짧은 자에게 시장은 높은 벽으로 느껴진다. 한주먹씩 달라고 말 건네기가 어렵다. 가족이 많고 특정 재료를 많이 사는 자에게만 후한 시장이 아닌가 싶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없으면 안타까울 것 같다. 할머니들이 나물이나 콩 등을 내다파는 것을 볼 수 있는 장날의 풍경이 아쉬울 것 같다.
전국 오일장 시리즈의 마지막이라니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앞서 두 권을 보지 못했으니 세 권을 함께 읽으면 어떨까싶다.
*이 책은 상상팸 13기 활동으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