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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도시
임우진 지음 / 을유문화사 / 2022년 6월
평점 :
책을 읽기전 딱딱한 건축관련 책인가 싶었다. 그러나 건축가의 시선에서 바라본 공간에 대한 고찰이다. 우리나라에서만 살면 그 공간이 왜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저자인 임우진은 한국에서 살다 프랑스로 넘어가 프랑스 국립 건축가로 20년 넘게 활동하고 있다. 그런 그가 한국에 다시 와서 재발견한 모습들. 공간의 재발견이었다.
여행을 하면 익숙한 환경을 떠나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당연하고 상식적으로 여겨졌던 것들이 어떤 곳에서는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여행이 주는 최고의 선물은 자신의 원래 모습을 남처럼 타자화(他者化)해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지 않는가."
저자는 건축이나 도시라는 분야가 어렵고 또 재미있는 이유가 모든 것들이 상대적인 것들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절대적이고 객관적인 정답이라는 없는 것.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보고 믿고 싶은 것을 이야기한다.
따라서 이 책은 다른 나라와 비교하기 위한 비평이 아니라, 개인의 상상력을 펼치길 바란다고 밝힌다. 책의 목차에서 그의 진지한 고찰이 묻어난다.
책은 1부와 2부와 구성되었다. 1부는 일상의 공간 속 이야기, 2부는 현대 도시.건축 담론에서 일부를 이슈화 시켜 저자가 재해석해 발전시킨 도시들에 대한 이야기다. 개인적으로 2부 내용이 더 재밌었다!
1부의 다섯 가지 내용과 2부의 다섯 가지 내용은 읽다 보면 아, 무릎을 탁! 치게 될 만큼 나에겐 방향의 전환을 알려주었다. 저자가 한국과 프랑스 등의 도시와 다른 점들을 조목조목 알려주는데 새삼 우리나라는 우리나라 실정에 맞춰 변형이 되었고, 그들 나라도 나름의 실정으로 만든 신호등이나 차도와 인도의 구분 같은 것은 새롭게 보였다. 왜, 질서정연한 모습들과 건물들을 보면 우리나라는 왜 이런가 싶을정도로 건물들의 높낮이와 천편일률적인 아파트들의 모습이 생각날 것이다. 이또한 읽다보면 계절과 온돌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공간에 익숙해진 사람에게는 그 공간이 보이지 않는다."
2부의 도시에 대해 말하자면, 우리나라의 광장과 서양의 광장 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우리나라 광장은 서양의 광장에 비해 발달하지 못했는데 2002년 월드컵으로 인해 광장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프랑스나 다른 유럽 국가들을 보면 그 나라엔 광장을 중심으로 여러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사람들은 길을 오가기도 하지만, 여유롭게 앉아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어느 한 지점을 중심으로 사람이 모이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는 것. 그러나 그것은 담벼락으로 도로와 건물을 구분짓는 우리들의 것과는 다른 개념이었다. 서양은 건물이 기준이 된다는 사실!
그 외에 공동체와 개인 공간에 대한 건축 구조, 공간 주도권을 누가 가지고 있느냐에 따른 사회 구심적 공간과 사회 원심적 공간. 파리의 튈르리 정원에서 그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는 점에 나도 여행에서 찍은 사진을 첨부해본다.
"일반인도 전문가도 결국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
외국 사람이 우리나라에 와서 그 풍경과 공간에 반하는 것만큼이나 우리나라도 외국에 가서 멋지다고 환호하는 모습이 공정한 비교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게 변형될 수도 혹은 시대에 따라 수정이 요구될 때 바람직하게 바꿀 수 있는 유연성이 우리 '도시'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익숙한 것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건축의 '공간'이라는 개념에 대해 새롭게 배워본다.
*이 책은 출판사의 지원을 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