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 내러티브 - 더 이상 단순한 동화가 아니다
하마모토 다카시 지음, 박정연 옮김, 이정민 감수 / 효형출판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 모든 딸들은 어릴 때부터 신데렐라 스토리를 기억한다. 계모와 의붓언니의 구박에도 요정의 도움으로 왕자를 만나게 되고 유리구두로 인해 행복에 이른다는 동화속 이야기를. 심지어 노래와 율동도 있다.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요~ 계모와 언니들에게 구박을 받았더래요~ "

 

그 스토리는 지위 상승과 인생역전의 스토리를 담고 있다고, 오늘날 젠더시각으론 여성들에게 환상을 심어주는 이야기일 뿐이라고 말한다. 여성들에게 스스로 개척하는 삶이 아니라 남성 지위에 기대 성공하는 삶이라고. 주체적이지 않다고.

 

이 책에서 신데렐라 스토리는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왔음을 밝히고 있다. 우리가 알던 그 정형화된 이야기가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는 다양한 신데렐라가 있었다고. 책의 저자는 일본학자이지만, 여러 나라의 민속학자와 인류학자들의 연구 사례를 들어 신데렐라 서사에 대해 유럽 중심 이야기의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내용을 담았다.

 

신데렐라 서사가 세계 각지로 전파된 이유에는 두 가지 가설이 있다. 첫째, 인류의 신체, 사고방식이나 발상이 공통적이고 의식주라는 기본 생활이 같으므로 각지에서 유사한 이야기가 다원적으로 발생하고  전승되어 왔다는 것이다. 둘째, 세계에는 신데렐라 서사의 뿌리가 되는 원형이 있고 그것이 고대로부터 인류가 계속 이동하면서 차츰 변화하며 세계 각지의 여러 민족 사이로 널리 퍼졌다는 가설이다.

 

다양한 문화권에서 나타난 신데렐라 서사의 특징과 역사와의 유관성을 저자는 소개한다.

설화는 구전되어 왔지만,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신데렐라 서사는 이집트의 '로도피스의 신발'로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토스가 저술한 '역사'에 기록되어 있다. 이를 토대로 적어도 기원전 5~6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 책에서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오래된 신데렐라 서사가 남아 있다는 것은 아프리카에서 시작된 인류의 대이동과도 연관성이 있다고 한다.

 

신데렐라 서사의 기본 구조는 계모의 학대, 주인공의 시련, 조력자의 등장, 비현실적인 무도회, 신부 시험, 결혼과 해피엔딩을 거친다. 이 과정속에도 억사적 배경이 숨어 있는데 가령, 이른 나이에 사망하는 일이 잦았던 상황에 재혼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부엌에서 재를 뒤집어쓰고 일한다는 의미의  '재투성이' 는 여러 문화권에서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조력자 또한 특정 문화권의 종교관이나 토착 애니미즘을 대변하는 존재로 등장하고, 비현실적인 무도회 장면에서는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입체적인 인물로 나타나 일상의 현실을 벗어나고자 한다. 신부 시험은 오래전부터 결혼의 상징을 뜻했던 신발을 통해 구두의 주인을 찾음을 말한다. 결혼과 해피엔딩은 신분상승으로 인해 권선징악의 구조를 맞이한다. 또한 결혼은 고대인들의 사고방식이 반영되어 자연의 섭리이자, 세대를 이을 자손을 만들어내는 인류의 원초적이고 필요한 행위라고 여겼다.

 

책에는 이집트에서 시작된 신데렐라 서사를 따라, 유럽과 아시아로 전파된 여러 이야기를 담고 있어 흥미롭다. 각 나라의 문화와 풍습에 따라 다양한 서사가 존재하고 그 여정을 따라가는 여행이 퍽 재미있게 느껴졌다. 미국 디즈니의 신데렐라가 오늘날 하나의 신데렐라로 완성된 것과 우리나라의 전래동화인 콩쥐팥쥐 이야기까지. 

 

이제 정형화된 신데렐라 스토리가 아니라 다양한 신데렐라 이야기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후에 아이들에게 가르쳐 줄 이야기에 이 책 내용들이 추가되었음을 알려주고싶다.

 

 

*이 책은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