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별이 되어 바람이 되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 하움출판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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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장기기증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 책은 각종 사연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보낸 유가족의 편지와 이식수혜자의 편지, 장기기증을 전담한 코디네이터, 사회복지사의 편지가 담겨 있다.

 

첫 장을 펴자마자 눈물이 나서 휴지를 한웅큼씩 쓰고도 끝내는 끄억끄억하며 읽어내려갔다.

하루아침에 사고로 뇌사상태로 누워있는 환자 앞에서 장기기증을 허락한다는 마음이 어떤 것인지 그 마음을 알 수도 없거니와 글로도 표현이 안된다.

아이와 아빠와 엄마, 동생, 친구, 오빠, 할머니 등 여러 관계로 얽힌 장기기증자의 가족들이 하늘에 쓴 편지들을 읽으면서 슬픔이 느껴졌다.

몇 해가 흘러도 잊지 못한다는 내용과 이젠 멀리 떠나 행복하게 지내라는 말까지.

 

기증자 가족분들이 원한건 살아생전 뇌사에 빠진 그들이 장기기증을 원한 부분도 있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일부라도 살아있길 원하는 마음에서 그런 결정을 한 것과 살아생전 베풂과 그들의 인품을 생각하면 그런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 믿고 서약동의를 한다.

동의하기까지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겠지만, 그들이 끝내 목을 놓아 우는 건 수술을 위해 이제 떠나보내야 한다는 수술실 앞에서 쉽게 보내지 못하는 모습들이었다.

책 속에는 QR코드로 일부 기증자의 사연이 영상으로 담겨져 있는데 한 편 한 편 보면서 기증자의 생전 모습과 기억하는 사람들, 그리고 남은 가족의 인터뷰 영상이 절절하게 다가왔다.

 

그 중 기억에 남는 사연이 있었다. 하나는 의사인 형이 뇌사에 빠진 동생을 살려내지 못하고 부모님을 설득해 장기기증을 선택한 영상이었다. 멋진 동생이었고, 좋은 삼촌이었고, 좋은 도련님이었던 그에게 갑자기 닥친 불행과 부모님의 심정이 안타까워 눈물을 쏟았다.

또하나는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제작된 제주에 사는 어린 아들에게 다가온 불행. 휘파람을 잘부는 개구쟁이였던 아들이 갑자기 쓰러져 뇌사가 된 모습에 부모의 마음이 어땠을까. 어린 아이의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

이 외에도 딸을 위해 학교에 책을 기증해 아신문고라는 도서관을 만들어 아이를 기리는 부모님까지.

 

이식수혜자의 고마운 편지에는 오랜 혈액투석으로 고생했는데 장기기증으로 새로운 삶을 살았다는 수기와, 폐와 폐장 다양한 이식을 받은 수혜자와 그들의 가족들이 남긴 편지가 있다. 다들 새 삶을 살겠다는 다짐과 도움을 받게 되어 감사하다는 마음이었다.

코디네이터들이 남긴 편지에는 기증자 가족들에 대한 고마움을 담고 있다. 쉽지 않은 결정에도 묵묵히 받아들이며 동의해준 가족에게, 그들이 잘지내는지 안부를 묻고 있다.

 

영상을 보며 댓글도 읽어보았다. 장기기증을 하지말라는 내용이었다. 장기를 꺼내고 사후 뒤처리를 유가족에게 맡겨버리고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한 답변도 달려있었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끝까지 책임진다는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의 답변이 달렸다.

또한 장기기증을 하며 '생명나눔강사'로 활동하는 분도 계셨다. 아버지를 보내면서 생명기증에 대한 지식을 널리 알리고자 일을 하게 되었고, 더 오래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았다.

그리고 '생명의소리합창단'이 있었는데 기증자 유가족, 이식수혜자, 기증희망등록자로 구성된 합창단이었다. 이들 모두가 멋진 마음으로 부르는 노래가 하늘에 닿길 바랐다.

 

내 가족이 어느날 갑자기, 뇌사에 빠진다면 어떤 심정일까. 의식이 있으니 가망있을거라 믿고싶은 한가닥의 희망을 가지고 날마다 기도할 것이다. 그 순간, 힘들것 같으니 고통받는 다른 사람에게 장기를 기증하겠냐는 말을 들으면 제정신일 사람이 있을까. 이 책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숭고한 결정을 내리신 기증자 유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존경을 표한다. 그들의 바람대로 이식수혜자가 사랑하는 사람의 장기를 받고 살아있고, 기증자의 몫까지 열심히 살아가길 바랄 수 밖에.

 

 

 

*이 책은 출판사의 지원을 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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