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맑음, 때때로 흐림
마연희 지음 / 처음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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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여행에세이일꺼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책 제목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여행은 맑음, 때때로 흐림" 여행에서 중요한 건 여러 가지겠지만 그 중 날씨에 대한 중요성도 한 몫하지~ 생각하며 책을 펼쳤다.

 

저자는 여행이 좋아 회사를 그만두고 국내 최초로 맞춤여행사를 차린 여행사대표 겸 여행칼럼니스트다.

이 책은 여행사대표로서 겪은 일들을 주로 에피소드로 다루고 있어서 신선하게 다가왔다.

여행을 다녀온 에세이는 이미 출판시장에서 과부하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너무 많이 나와서.

 

우선 개인 맞춤여행사가 쉽지 않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감되는 부분이 있던 건 나또한 패키지여행과 자유여행을 둘 다 다녀왔기 때문이다.

처음 패키지 여행 갔던 기억이 난다. 어딘가에 꼭 필수로 들려 쇼핑을 해야 했던 모습이. 시간에 맞춰 일정대로 이동하고, 인원 체크하고 버스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 그 후 단체로 가야 할 상황이 아니고서야 나는 자유여행을 선호했다. 내가 가고 싶은 곳과 먹고 싶은 곳을 내 마음대로 정할 수 있고, 내 컨디션에 따라 유동적으로 일정을 짤 수 있는 묘미를 느끼기 위해. 그러나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는 법. 누구나 다 알 듯이 내 안전은 내가 책임져야 하고, 내 행동에 대한 실수나 이런 것도 내 책임이다. 또한 혼자 여행을 가게 되면, 맛있는 것을 많이 못먹어보는 점도 있다. 입이 짧기에 여러 음식을 주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책에서도 밝혔다시피 패키지여행의 단점은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인데 이를 개선해 개인맞춤여행사를 만든 대표겸 작가님이 존경스럽다! 일정 짜는게 얼마나 골치 아픈 일인지 알기에.

여행하면 누구나 에피소드가 있겠지만, 나는 패키지여행에서 휴대폰을 분실한 경험이 있다. 내가 어디 놓고 온건지 누가 훔쳐갔는지 가물가물하지만 어쨌든 좋은 경험은 아니였다. 그 뒤로 휴대폰과 지갑, 카메라 등 꼭꼭 잘챙겨다녔다. 여행의 뼈아픈 교훈이다.

자유 여행하면서는 더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는데 혼자 해결해야 되기 때문에 말이 안통하면 답답할 때가 많다. 나또한 내가 원하는 건 이거였는데 저것을 주는 경우? 혹은 눈치로 더 구매해야 하는 경우? 가방을 놓고 버스에 탔다가 뒤늦게 알아챈 경우. 기차 파업으로 예약한 기차표가 휴지조각이 될 처지에 놓인 경우 등등 추억해 보면 지금은 웃고 있지만, 그 당시 상황에선 모골이 송연했다. 이국 땅에서 이게 왠 고생인가 싶기도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꾸준한 건 그 이상의 경험과 생각, 느낌을 가지기 때문이 아닐런지.

 

코로나 이전 한창 바쁜 시기, 여행사로 걸려오는 고객의 전화에 24시간 대기, 새벽까지 제대로 자질 못했다는 글에 안타까웠다. 더 대단한 건 애기 낳으러 수술하러 간 순간에도 전화통을 붙잡고 있었다는 사실에 존경스러웠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내 업이 되면 즐길수 없다는 말을 듣는다. 그래도 잘 견뎌나가는 대표님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코로나로 여행업계가 다죽었다는 기사를 봤다. 대표님 또한 TV에 출현해서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하니.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내 아는 동생도 여행사에서 나왔고, 여행업을 하는 외숙모도 어렵다고 했다.

코로나가 계속 이어지면서 백신까지 맞으면 이제 여행이 가능해지는가 싶었는데 또 다른 변이바이러스로 세계는 위축되고 있다. 언제까지 봉쇄되어야 할까.

예전에 자유롭게 마스크없이 누비고 다니던 시절이 그리워지려고 한다. 진정 추억으로 남을 것인지.

 

책 속에서 20년 넘게 택시업을 하던 쿤 아저씨가 차를 팔고 도시락 장사를 한다는 글에, 전화 한 통 울리지 않는 사무실을 매일 출근한다는 대표님의 글에 울컥했다. 서비스업을 한다는 자체가 고객들에게 좌지우지 되는 것이지만, 이번 경우는 전세계적인 팬데믹현상이 아니던가. 반강제적으로 쉴 수 밖에 없고, 매출 또한 마이너스가 아닐까. 그럼에도 함께한 고객들과의 행복한 추억을 되새길 수 있고, 응원에 힘입어 행복하다는 대표님에게 저도 응원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꼭!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서 하루가 바쁘더라도 행복한 일을 하시기를!

 

여전히 어렵다는 항공업계와 숙박계, 자영업계까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던 비행기노선이 점차 자취를 감출 때, 공항가던 길이 그리울 때가 있다. 지금도 비행기가 가끔 떠다니는 하늘을 보면 언제 다시 여행갈 수 있을까 상념에 잠긴다.

 

 

*이 책은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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