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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과 몽상 -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에드거 앨런 포 지음, 홍성영 옮김 / 하늘연못 / 2002년 4월
평점 :
품절
사람에게 왜 문학이 필요할까?
실제 생활에 필요한 필수학문인 경제학이나 의학, 공학이 아닌 문학이 왜 필요한 것일까?
이 물음은 내가 이 번 가을부터 쭈욱 걸을때마다 생각해오던 질문이다.
다른 어떤 책보다도 문학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면서 그 동안 너무 메말라 있었던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직장의 내 서랍속의 몇 권 안 되는 문학책들은 마음 편히 바람을 쐴 날이 언제가 될까를 생각하며 보게 된다. 왜냐하면 경제학책이나 기술관련서적이 아닌, 문학책을 손에 잡고 읽고 있으려면 여기 저기서 한 마디씩, 혹은 알 수 없는 묘한 웃음들을 지으며 가기에 그 따가운 시선들때문에 집중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은 문학을 청소년때 다 떼야 하는 수준 낮은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서 나는 이 에드거 엘런 포우를 만났다.
그의 세상은 참 다이나믹하다.
그가 왜 현실이 아닌, 글쓰기세상에 빠졌을까에 대해 생각하며 읽게 되었다.
환상, 풍자, 추리, 공포!
그가 못쓰는 글이 무엇이 있을까?
평생 한 장르의 소설만을 쓰기에도 재능의 샘이 모자라는 것이 평범한 작가들의 고충이라는데 에드거 앨런 포는 정말 시대의 대표적인 작가반열에 올라 있는 것이 과대평가가 아닌 것 같다. 그 중에서도 나는 풍자가 가장 공감이 되었다.물론 그의 대단한 상상력이 가장 부럽고도 좋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고 또 글로 표현해 낼 수 있는 것일까?
망가진 세상, 헝클어진 인간의 심성 등 비꼬아버리고 촌철살인격으로 마구 쏘아대며 공격하면 시원할 것도 같은데 정치인들과 달리 역시 사람을 웃게 만드는 이 대단한 작가의 능력에 하루의 피곤함과 억울함이 눈 녹듯이 사라지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가 주는 재미는, 웃음은...
험악한 인생에서 어떻게 하면 살아남는가를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이런 공포와 머리가 터질 것 같은 고통가운데에서도 웃음과 환상을 갖고 그 길을 통과할 수 있다고 알려주는 것 같다.
그의 인생 역시 보통의 사람들과 비교했을때 결코 무난하고 평탄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그 뒤를 따라 숨이 턱에 닿도록 처절하게 걷고 있는 우리들에게
"웃어~! 그게 인생이니까!"
라고 넉넉하게 학교선배가 아니라 인생의 선배자격으로서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