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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의 집짓기 - 땅부터 인테리어까지 3억으로 ㅣ 좋은집 시리즈
구본준.이현욱 지음 / 마티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호주에 갔을 때였다. 비행기에서 랜딩할때 넓은 땅에 초록과 붉은 색의 지붕이 모여서 동화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거기서 남편이 집을 직접 설계해서 지었다는 주민과도 이야기를 나누었던 경험이 있는데 내부에 들어서니 원목으로 깎아 만든 텔레비전수상기도 눈에 띄었다.
집을 짓는다는 것, 이제 외국사람들만이 향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도, 가능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커다란 용기를 얻었다.
건축과 토목을 공부한 사람은 나의 주변에도 많다.
하지만 고작 유명건설사에 다니며 청약저축을 하는 것 등 보통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이 살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들이자 실제 큰 일을 낸 두 사람들은 보통에서 한참 거리가 있다. 모든 사람들이 더 높은 빌딩숲을 이루는 도시 한 복판으로 이사계획을 세울 때, 이들은 오히려 도심에서 떨어진 곳으로 들어갔고, 더 많이 준비되었을 때, 즉 중년을 넘어 은퇴시기에 집을 짓는 것이 보통인데 이들은 아이들이 아장아장 걸어다니는 한창 바쁠때 집을 짓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무엇일까?
이 두 사람에게 이토록 현실과 고정관념을 넘어설 수 있는 용기와 창의성을 준 것은? 그리고 그 말도 안되는 비현실적 '공상'이 이렇게 굳건하게 터를 잡고 멋진 집으로 ,그것도 두채가 완성이 된 비결이?
그것이 알고 싶고 배우고 싶어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그냥 말로만 하면 누구나 집이 아니라 거대한 '성'의 주인도 되고 한 나라도 세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몇 평의 아파트 평수조차 넓히기 버겁고 커나가는 아이들이 제대로 움직이며 활동할 공간 하나 마련해 주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작은 땅에 어떻게 두 개의 집을 연결해서 지을 생각을 했을까?
무엇보다 단순히 집 안에서만 생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정원에서 동식물들과 함께 호흡하며 자연과 교감할 수 있게 해 줄 수 있는 아이디어까지, 보면서 감탄을 넘어 단순히 이들의 젊은 용기에서 나온 결과물이 아니라 오래 꿈을 꾸며 준비를 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금 시작하고 싶다. 나와 가족이 함께 성장하며 마음껏 꿈을 꿀 수 있는 진정한 집다운 집을 지금 시작하련다. 현실 속에 한 삽을 떠서 그 집에서 내 가족이 웃는 것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