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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자본론 ㅣ 청소년을 위한 동서양 고전 4
김수행 지음, 칼 마르크스 원작 / 두리미디어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자본주의사회에서 경제의 흐름을 아는 것은 결코 하찮은 일이 아니다. 청소년이라 해도 예외가 될 수 없다. 그것은 공기와 같아서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결코 그 흐름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청소년들이 이해하면서 관심을 갖고 공부하기 쉬운 어휘와 설명, 그리고 예시를 통해서 친근하게 접근했을 뿐만 아니라 어른의 경우에도 단순히 어렵다는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들에게는 참 고마운 책이다.
특히 칼마르크스는 자본론을 쓰면서 사회주의의 초석을 놓은 학자라는 것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적대시되었고 한 동안 읽으면 안 되는 금서로 묶여 있기도 했다. 그런 마르크스가 어떻게 성장했고 어떻게 경제학을 공부했으며 또한 얼마나 극한 가난과 멸시 가운데 이 자본론을 완성했는가를 요약해서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자본론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사실, 이론으로만 보면 칼 마르크스는 가히 천재적인 학자이다. 그 명성이 오래도록 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가, 불공평한 사회에 대한 원성과 원망,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가난을 벗어날 수 없는 이런 구조적인 모순에 대해 너무나 명확하고 특이한 감각으로 수학적으로 풀어내었다.
이론 자체에 큰 감명을 받은 것이 사실이다. 아무도 이 불공평한 시스템을 움직이거나 바꿀려 하지 않고 오직 정치적인 혁명에만 매달렸을 때, 마르크스는 새로운 시각에서 경제적 혁명을 이룬 것이다. 그가 자본론을 쓸 당시엔 배가 너무 고파서 먹을 것이 없는 가운데 며칠 씩 굶은 상태에서 이론을 완성하고 기록했다고 한다.
라듐을 발견한 마리아 스클로도프스카처럼 절대 빈곤 속에서 이처럼 일생일대의 큰 명작을 남긴 것은 그가 여기에 생명을 걸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수학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은 학자들과의 교류를 제외하면 참으로 조용하고 평온하게 살다 간 삶이었다. 누구를 만나든, 자신의 이론을 적은 글을 설명할 때 가장 눈이 빛났다는 칼 마르크스, 그가 오늘 이 시대에 이 남한 땅에 살고 있다면 자신의 완벽한 이론이 어째서 현실에서는 부작용 투성인지를 자성하며 좀 더 현실성 있는 이론으로 고쳐갈 수 있었을 텐데......
너무나 빨리 천재는 하늘로 귀환했다. 그 점이 못내 아쉽고 그 점이 못 내 속이 상한다. 남들과 달리 특별한 재능이 있는 천재들은 이 세상을 유익하게 비추기 위해서 하늘이 보내준 사람들이란 한다. 그런데 지독한 가난과 무시, 그리고 자신을 기인취급하는 세태 속에서 고작 가상의 이론을 완성한채 그 이론이 후대에 세상을 어떻게 바꾸며 어떤 평가를 받는지를 못 본채 떠났다.
이 실패한 자본론이 그토록 많은 세월동안 경제학을 공부하는 누구라도 반드시 읽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바꿔보려 했다!'는 것이 아닐까. 학기가 되기 보다는 자신과 같이 세상을 아파하는 사람들이 모두 그 억압에서 벗어나 부의 분배를 누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것이 그가 꿈꾸던 세상을 향한 거룩한 외침이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