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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날 ㅣ 사계절 1318 문고 84
헤르만 헤세 지음, 박종대 옮김 / 사계절 / 2013년 4월
평점 :
『데미안』 박종대 옮김/ 사계절
중학교 시절 몇 편 읽었던 세계명작 소설을 다시 펼쳤다.
다 보고 나서 인터넷서점에 소개된 바로는 성장소설이란다. 그래 성격상
성장소설이라는데 어른이 손에 쥐기엔 깜이 되지 않아 좀 무리가 있을까?
아니다. 동심에서 어른이 배워야 하듯 방황 후에 찾아오는 자리는 묵직한
자산이 되어 두고두고 인생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됨을, 올바른 성장임을 확인하게 된다.
당시 이 책을 읽고서도 나의 성장측면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은 제대로 이해하지 않았거나 미숙해서일 것 같다. 예전보다 조숙한 지금 아이들, 초등학교 5학년 정도 이상이라면 읽고 소화하여 우정의 장을 꾸려나가고, 널리
사회에 첫걸음을 내딛는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 본다.
좋은 영향을 주는 친구가 있는 한 요즘 같은 왕따 현상 등은 걱정 않아도 되겠다.
중학교 시절 친했던 친구가 있었다.
난 A를 부러워했고 B는
날 부러워했다. 고교를 진학하면서 A와 B는 같은 학교로, 혼자 다른 학교로 진학하면서 소식이 멀어지다 끊겼다. 한참 지나 복학해보니 셋 중 가장 공부를 잘했던 친구가 삼수 끝에 내가 다니던 대학에 저학년으로 다녀 졸업할
때까지 교우했었고 졸업하면서 취업하면서 다시 소식이 끊어졌다. 그러다 얼마 전 두 친구가 생각나 인터넷을
뒤져 연락처를 알아내게 되고 마침내 B가 거주하는 창원에서 어느 날 저녁 3인이 조우하고 밤 늦도록 마주하였다.
나와 A는 시쳇말로 별 볼일이 없는 평범한 사람이고, 의외로 B는 공학박사로 책임연구원을 거쳐 세계 최초로 무엇인가를
개발하여 인명사전에 검색된다.
당시 상대적으로 성적이 처졌고 신체상 이상도 있었고 소심했던 친구가 당당한 모습으로 등장한 데에는 성실함을 밑천으로
꾸준한 실천이 뒷받침되었다고 보며, 항상 전교 10위권 이내에
들어 장래가 기대되었던 A의 평범한 현재에 대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3인이 계속 끊김 없는 교제를 했었더라면 공히 일취월장한 현재를 담보했을 것 같다는 느낌을 갖는다.
순수한 우정으로 서로 끌어주고 도움 주는 관계에서 선의의 경쟁으로 아름드리 젊은 시절을 구가했으리라.
대학에 입학하여 알게 된 친구 한 명.
알고 보니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동기동창이다.
더욱 일치하는 것은 음력으로 생년월일이 같았다.
서클활동을 함께 하며 어느 겨울 눈의 불모지 부산에서 눈 구경 하자며 무단으로 서울행 완행열차를 타고 오르기도
했다. 그 친구와 데미안을 이야기하다 나는 <아프락사스(afraxsas)>를, 친구는
<에오니삭스>로 명명하며
알을 까고 나오는 새를 찬미했다.
입대를 하면서 헤어진 것이 지금까지, 동창회명부를 보고 잘 지내는
걸로 만족했다.
난 왜 괜찮은 친구들과 지속적으로 연을 맺지 못했을까.
내 아이디 “afr” 의 태생이 되는 소설 데미안.
마침내 오랜 세월의 흐름 속에 새는 하늘을 날았는데 지금이 어디쯤이며 목적지가 어디인가.
나무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