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몰락 - 미국의 패권은 어떻게 무너지는가
가브리엘 콜코 지음, 지소철 옮김 / 비아북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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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몰락 가브리엘 콜코 지음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는 어느 때보다 흐리게 보인다.

박근혜 정부(청와대 대변인은 박근혜정부라고, 띄어 쓰지 말라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만)가 출범하자마자 서투른 인사로 국격을 추락시켰고, 개성공단엔 거의 종지부를 찍었다. 그리고 국정원 사건에서 비롯된 국정원장에 대한 수사를 빌미로 부정선거 여부가 관심을 끌기 시작하였다.

국가정책을 비판하면 종북주의이고, 친일파가 보수를 자처하며 안보를 전가의 보도로 휘두른다. 1 야당은 제 기능을 망각하고 밥그릇 싸움에 가장 노력을 기울인다. 뚜엣인 여·야당이다.

그리하여 엊그제 개성공단 철수를 결정한 정부에 미국은 흐뭇한 미소를 짓고, 다시 정부는 미국의 칭찬을 듣게 되어 의기양양한 듯 하다. 곧 국제적으로 소문난 대표적인 친미국가인 한국이다.

책의 제목이 직시하듯 미국이라는 제국의 몰락이 (당장은 아니지만) 눈 앞에 그려질 수 있고, 알려진 것보다는 부정직하고 부도덕하여 많은 나라들로부터 원망을 듣는 미국을 추종하기만 하는 한국은 속없는 어른이거나 철없는 아이라는 생각이다.

 

책을 읽는 동안 미국의 맨 모습이 드러난다. 만만한 상대국을 타겟하여 개입하고 미국의 이익을 추구하고, 개입당한 나라의 후유증에는 아랑곳 않거나 대책 없이 발을 빼려고 한다. 著者의 글을 100% 사실로 규정하진 않겠지만 그가 유대인으로 유명한 학자이고, 세계적인 석학인 노엄 촘스키의 많은 저서가 이 저자의 글을 인용한 것, ‘브루스 커밍스가 저자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 등에서 일단 신뢰할만한 글이라고 본다.

저자가 초기 신좌파(New Left)’를 주도한 역사학자라는 점에서 혹 우리나라의 사이비 보수층쯤 되는 이들은 이 책에 공감하는 독자층을 향해 좌파내지 종북으로 매도할 근거를 제법 마련해 주겠다.

 

최근 부시기념관을 오픈하는데 이명박 대통령도 초청받아 미국으로 출국했다만 그 자리서 부시는 여전히 이라크에 대해 반성하지 않았다. 알고 보면 미국도 부정직하고 양심이 가출한 대통령도 있어 위안이 된다. “미국도 별 수 없구나하며.

 

미국의 첫 단추가 잘못 꿰어진 이 한국전쟁이란 것이 씁쓸하다.

(한국전쟁은 미국의 전투력과 기술력의 취약성이 처음으로 드러난 사례였다)

저자에게 동의하고 싶지 않은 내용은 미국의 통제와 지배에서 벗어나고 있는 한국은 수많은 사례 중 하나……”라는 대목이다. 현재 한국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거치며 극히 자발적으로 미국의 통제와 지배의 범위 내로 들어가고 싶어 안달이 난 즈음 아닌가!

다음이 베트남전으로 통킹 만 사건을 미국이 의도하여 플레이쿠 사건과 연결하여 의도된 분쟁확산을 위한 손쉬운 방아쇠로 활용, 결국 미국의 위상은 허물어진다.

 

중동정책을 설명하는 장에서 이스라엘의 탄생편은 새롭게 알게 되는 부분이다.

이스라엘이라 불리는 국가를 건설한 것은 재앙이었다고 한다.

이스라엘을 구성한 유대인들의 출신 국가가 너무도 다양했기 때문에 초월적 사상으로서의 시오니즘은 효력이 없다는 것-즉 허구였다는 것인데, 민족주의의 가장 중요한(때로는 유일한) 구성요소가 외국인들에 대한 증오인 만큼 유럽의 유대인들이 지역마다 제각각 이어 관습과 언어도 완전히 달랐고, 또 아랍출신의 유대인들과는 훨씬 큰 차이점이 있어 애초 이스라엘을 하나로 만든 것은 주변민족들에 대한 증오를 전제로 한 군사적(호전적) 윤리뿐이었다. 그래서 이스라엘은 戰士들의 국가, 사실상 군대에 의해 좌우되는 스파르타가 될 수 밖에 없는 태생적인 한계를 본다.

중동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보다 골치 아픈 문제는, 이스라엘이 국가적 프로젝트를 확실히 시행하기 위해 강대국과 공생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스라엘이라는 존재는 아랍세계를 부정적이고 급진적으로 변화시켜왔다는 것이다.

부끄럽지만 上記한 이런 내용은 처음 마주하는 것이다. 서구의 시각으로 교육받은 탓이리라.

 

미국이 몰락하는 요인은 책의 목차를 보면 잘 나와있다.

금융위기, 불안한 대내·외 정책, 중동정책의 한계, 이란과의 대결, 정보의 한계, 군사력 만능시대의 종언 등이다.

 

*상당수의 불안정한 독재자들, 악한 정권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미국이 소련과 대치할 때는 유용한 협력자들이었다.

*1991년 소련이 사라진 후 미국에는 유난히 값비싼 무기, 핵폭탄, 비용이 많이 드는 공군이 남았다. 실질적인 적들의 부재는 재앙이었다. 목적을 상실한 미국은 이제 적들을 마음대로 선택하게 되었다.

*미국은 한국전쟁 이후 어떤 전쟁에서도 승리한 적이 없고 그 때문에 위기상황이 초래된 것이다.

*군수업자들은 대부분의 주에서 주요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고, 군비는 경제를 유지하는 버팀목이다. 무기업자들은 국방부가 전쟁에서 이기든 지든 돈을 번다. 그리고 돈을 버는 것만이 그들의 유일한 목적이다.

*미국은 유럽이 스스로 주인이 되고 독립적인 대외정책을 추구하는 것을 악착같이 반대했다.

*미국이 믿고 의지했던 각국의 하수인들은 부패하고 부도덕한 자들이었다.

*만일 9·11 테러가 없었다면 부시 정부는 중국과 맞서려 했을 것이다.

*공산국가들이 건재한 동안 중동지역의 분쟁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지만 항상 잠복해 있었다. 그러다가 1991년 이후 미국정부의 필요에 의해 이슬람국가들은 편리하고도 자연스럽게 으로 규정되기에 이르렀다. 미국에 새로운 적이 필요해지자 한때 친구였던 이슬람국가들이 적이 되었던 것이다.

*미국의 경우 공식적인 전략은 진지하고 신중한 생각에서 나온다기보다는 육··공군이 더 많은 예산을 따내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공군은 특정위험을 내세워야 하고, 해군은 또 다른 위험을 내세워야 한다. 그들은 현실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예산을 정당화하기 위해 제각각 악마를 창조해왔다.

 

上記한 문장들을 한번쯤 읽고 되씹어 볼 만 하다.

親美 나쁜 건 아니다. 급변하는 국제정세를 면밀히 파악하고 분석하여 미국의 위치를 제대로 알아 우리의 국익을 위해 슬기롭게 대처하자는 목적에서 무조건적으로 미국에 안기지는 말아야겠다. 내심 남북간 긴장을 고대하여 그들의 군수업자에게 매상을 올려주고 크게는 미국의 경제에 불을 지피려는 딴 마음이 있는지 눈을 부릅뜨고 살펴볼 필요가 충분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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