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하에서 천산까지
김호동 지음 / 사계절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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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하에서 천산까지/김호동 지음

 

한번씩은 독자리뷰를 찾아 리뷰의 을 참조하여 도서를 고르는 것도 괜찮다.

소지하게 된 책은 1999년판인데 좋은 재질에 내용도 알차 매우 만족하였다.

 

김호동 교수도 이 책을 통하여 처음 알게 된 분인데 우선 역사학자로서의 소명이 확실한 분 같다.

우리 내면에 권력에의 의지가 꿈틀거려 곧잘 강한 자와 강한 민족의 역사에 매료되는데 <진정한 강자는 약자의 아픔을 이해하고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사람일 것이다>는 인식으로 단지 오늘날 중국을 이해하는 차원을 넘어 황하를 따라 짓눌려온 민족들의 역사를 독자들에게 에세이 형식으로 무겁지 않게, 그러나 우리 이웃의 민족에 대해 비교적 자상하게 들려준다.

 

몇 편의 리뷰 중에서 어느 독자는 한국의 역사교육을 나무라기도 한다.

학교를 졸업하기까지 <세계사> 과목에서 이런 내용을 언급하지 않고 뭘 가르쳤을까.

이 책이 아니었다면 동아시아를 무대로 전개되는 네 민족(?)의 흥망성쇠를 전혀 모르는 상태로 지냈을 것이다. 물론 티베트에 대해서는 불교와 연관되고 14대 달라이라마의 저서도 꽤 많아 약간 알지만 섬서성과 감숙성을 본거지로 <마명심>이란 인물을 통해 본격적인 중국판 이슬람이 발흥하게 되고 오늘날 카자흐와 키르키즈에 이들의 후예가 있어 둥간으로 불린다는 내용은 금시초문이었다.

 

또한 징기스칸을 떠올리는 몽고가 남북으로 나뉘어 한 쪽은 중국의 지배하에 있게 되는 역사 역시 전혀 아는 바 없었다. 유목생활로 계절 따라 이동하는 그들의 생활을 측은하게 여기는 우리지만 그들의 생각은 정주생활 하는 농민들을 가축처럼 불쌍한 존재로 생각한다는 측면에서, 토지에 속박되지 않는 자유민으로서 무한한 긍지를 느꼈다는 몽고의 민족에서는 어안이 벙벙하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유목 기마민족에 대한 시야에 백내장 현상 아니었을까.

 

중앙아시아의 이슬람화 과정에서 위구르인들이 처음에는 불교를, 그러다 서서히 이슬람으로 바뀌게 된 신강위구르자치구인데 지금에도 툭하면 폭동이 일어나 漢族과 대치하고 소수민족의 독립요구를 틀어막는 중국의 입장에서 큰 난제인 이곳의 역사, 즉 과정을 모르고 그 동안 뉴스만 보아왔다. 1864년 청조의 지배가 완전히 붕괴되어 13년 동안 독자적인 이슬람 국가를 세웠지만 <야꿉 벡>의 한 순간 잘못 판단으로 지금까지 중국의 통치하에 놓이게 된 안타까운 과거가 있었다.

특히 위구르인의 역사는 소수민족 사이에서도 업신여김을 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칼막크(몽골), 중국인(한족?), 솔론(만주)인 등으로부터 필사의 탈출을 하려는 여인의 처지를 읊은 <노주굼>이라는 민요는 그들의 쓰라린 역사를 충분히 대변한다.

위구르인들은 외모부터 서양인과 비슷하여 짐작으로는 유럽방면에서 이주한 민족쯤으로 여긴 그동안 나의 생각은 전혀 아니었다. 9세기인가 몽골인을 피해 중앙아시아 쪽으로 이주한 것이다.

 

김호동 교수-역사학자로서의 자세는 확고하다.

“~그들에 대한 연구가 나 자신의 밥벌이를 위한 방편이나 지적인 탐구 자체로 끝나 버린다면 거기에 무슨 생명이 있을까. 역사학이 과거 인간들의 활동을 연구하는 학문이라면, 거기서 주체가 되는 인간에 대한 공감이 없는 역사학은 결국 논리의 왕국 안에 쌓아 올린 거대한 신기루 궁전에 불과한 것이 아니겠는가.”

흘러간 역사라는 빛을 관찰하면서 인간이라는 프리즘으로 사실을 규명하고 그 본질을 인간학으로 보는 역사학자의 곧은 자세라고 본다. (이런 점에서 이 분의 다른 저서도 준비해 보고 싶다)

 

질곡을 거쳐 현재에도 질곡의 세월일 수 있는 이들 4민족의 무대는 중국이다.

이들의 입장에서는 지배를 당했겠지만 중국의 한족 역시 지난 2000년의 거의 절반을 이들 소수민족들의 지배 아래 신음했다는 사실을 냉정하게 되씹어야 하겠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국가는 소수민족과 더불어 수많은 漢人들의 피와 땀 위에 세워지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일부분에서는 이미 미국을 능가하는 중국, 하지만 시한폭탄일 수도 있다.

미래 역사의 어느 시점에서 위구르가, 또는 티베트가 피를 동반한 독립을 쟁취하게 된다면 도미노 현상으로 거대중국은 침몰할 가능성이 충분히 보이며, 또한 그 영향은 한반도에도 격동을 예고할 것이다. 여러 소수민족을 다스려야 하는 중국의 지도부는 과제 보따리를 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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