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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 여섯 개의 도로가 말하는 길의 사회학
테드 코노버 지음, 박혜원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7월
평점 :
『로드』/ 테드코노버 지음/ 박혜원 옮김/
21세기북스
저자는 머리말에서 도로를 아래와 같이 설명한다.
“도로는 非가상세계의 필수 연결망으로 남아 있다. 도로는
다른 모든 기반시설들의 기반시설이다. 도로는 인간의 노력이 오가는 길이다.”
도로는 ‘오믈렛을 만들려면 달걀을 깨야 한다’는 유명한 말처럼 得이 되기도 하고 毒이 되기도 한다. 약을 운반했던 길이 치명적 질병을 퍼뜨리는 길이 되기도 하고, 외부와 접촉하고 지식을 들여오던 길이 토착 문화를 말살시키는 길이 되기도 하며, 경제 발전을 원조하던 길이 환경을 파괴하는 길을 열기도 한다. 이런
양면성을 가진 길의 역할론을 음미하면서 저자는 글쓰기를 시작한다.
저자는 각각 상이한
성격을 내포한 6개 길을 답사하게 되는데 첨단의 도로에서 지극히 원시적인 도로까지
체험하는 과정에서 인간을 돌아보고 문제점을 제시하기도, 인류애的인 고민도 털어놓는다. 덤으로 각 지역을 여행하는 여행記이기도 해서 쏠쏠한 흥미를 가지게도 한다.
특히 ‘중국의 자본주의를 태우다’와
‘거대한 빈민촌의 띠, 라고스를 바라보며’ 편에서는 비록 도로를 소재로 전개는 하지만 각각 중국과 나이지리아의 문화-사회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시민들의 생활상을 부각시킨 것으로 이 책의 제목과 꼭 일치하지는 않는다고 본다.
지적하고 싶은 점, 일부 번역이 독서를 시기하듯 장애물이 된다.
實例로 p256 네 째줄 끝에서 여섯 째줄 중간까지, p302 아래에서 아홉 째 줄에서 열한 번 째줄 까지 등 매끄럽지 않은 부분으로 보이며, ‘칼리드 술레이만’이라는 인물이 p338에서는
‘칼리드’로, p339에서는
‘술레이만’으로 표기하여 자칫 동일인물이 아닌 각각의 인물로
파악될 수도 있어 독자에게 혼란을 주기도 한다. 번역자의 노고 덕분에 이런 책을 만나는 행운은 감사하지만
보다 매끄러운 번역으로 미천한 독자들을 예뻐해 주시길 부탁 드리고 싶다.
남미의 원시림에서 파크애비뉴까지 먼 여정을 거쳐 고가품으로 우대받는 마호가니.
이 책을 읽고서야 마호가니를 알았고 아주 고급목재임을 알았다.
페루와 브라질-아마존 깊숙한 열대 우림에서 생존을 위한 채취, 富를 향한 제재소 운영자, 富를 과시하기 위한 미국의 주택소유주로 연결되는 고리가 마호가니인데
태반이 不法으로 공급되며 이는 자연파괴를
동반한다. 남미를 가로질러 항구로 향하는 대형트럭에 얽힌 근무자와 여행자들을 소개하기도
한다.
인도 북부 불교가 주류를 이루는 잔스카르에서 라다크의 중심지 ‘레’까지 열악한 차림의 소년 소녀들이 얼어붙은 강물 위나 협곡을 약 65km 걸어가서 진학해야 하는 과정, 티벳 10대들이 조상대대로 살던 고향을 떠나는 험난한 길이다. 열심히 공부하여 의사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오겠다던 꿈은 교육의 결과로 역전되어 아예 고향마을 등지고 고향을
깔보게 된다.
이를 대변하는 목소리-“변화에 대응하지 않으면 가난한 사람들(고향마을의)은 점점 더 뒤쳐질 거예요.” 물물교환 문화의 사람들이 화폐 문화와 교류하기 전까지 ‘가난’은 많이 접할 수 있는 단어가 아니었는데 문화혜택의 결과는 고향과 전통을 박차고, 상대적인 열등을 부풀게 한다.
티벳 10대들의 교육결과 고향을 ‘가난’으로 평가절하하고 되돌아가지 않는 길이 되는, 처음이자 마지막 길이
될 줄 그들은 몰랐을 테다.
에이즈 전파경로를 따라가는 케냐 몸바사에서 나이로비를 거쳐 캄팔라까지 이동하는 화물차에 동승하여 달리는 ‘위험한 길’ 편이다.
화물차 운전자들의 긴 수송경로와 시간은 에이즈 전파에 안성맞춤이다.
에이즈는 ‘살 빠지는 병’ 정도로
알거나 콘돔의 사용에도 무심한 편이며 에이즈 보균자가 되어도 주술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생각, 에에
따라 평균수명이 현저히 낮다고 한다.
아프리카에서의 (고속)도로는
국제사회와의 연결고리이자 동맥이나 이와 맞바꾼 비용이 에이즈인 것이다. 마치 의약품을 싣고 가는 화물차가
온갖 종류의 병균들까지 같이 싣고 달린 것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관계를 다룬 ‘증오의 길’ 편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실질적으로 통치한다. 현재는 하마스라고 하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국제적으로 정식국가로 인정받고는 있지만 반쪽 짜리 나라이다.
적어도 저자가 언급한 시점에서는 도로를 통제한 이스라엘이 이를 수단으로 팔레스타인人 을 대상으로 공포와 불안, 혼란 그리고 조롱하여 통제를 너머 인간다운 삶을 포기하거나 지역을 떠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정규 검문소 외에 수시로 임시검문소를 운용하고 원칙과 일관성이 거의 결여된 검문방식과 통제로 시민들의 일상을
非일상적으로 바꾸어
놓는다. 시민들은 이에 맞서 테러로 대항하거나 위험을 무릅쓰고 우회로를 찾는다. 예상보다 적지 않은 시민들이 기독교신자란 점이 이채롭다.
미국 前 대통령 조지 부시가 국제적으로 몇 몇 국가를 ‘악의 축’으로 명명한 데 큰 이의를 제기치않는다만, 중동을 화약고로 만드는
진정한 악의 축은 이스라엘이라고 일컫고 싶다.
검문소책임자인 현역장교..26세의 辯이 이스라엘의 일말 실낱 같은
양심을 보이는 걸까.
“매일 벌어지는 진짜 싸움은 영혼을 지키기 위한 싸움이죠.”
나이지리아 라고스, ‘혼돈의 길’ 편이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봤는데 60㎞ 운행에 12시간이 걸렸다, 고속도로를 주차장으로
이용한다는 글, 라고스는 인구가 2100만 명에 달하는 거대 도시지만 수년 동안 수많은 도시 문제로 몸살을 앓아 왔는데 특히 행정과 인프라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온갖 범죄와 빈곤 문제가 심각하다고 한다..
원래 라고스의 교통 상황이 이렇게 나빴던 건 아니었다. 90년대 이후 인구가 두 배나 폭증했고, 또 정부 보조금으로 기름값이 상당히 낮아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너도나도 중고차를 사면서 문제가 점점 커졌다고 한다.
해가 지고 나면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 것이 유익하며 공항과 시내를 오가는 도로 역시 낮이 아니면 강도를 만날 확률이 높단다. 백주대낮에도 차량정체지역의 도로상 자동차는 비일비재한 범죄의 대상물이 된다. 이렇다면 지금 대통령도 전임과 비슷하여 정의롭지 못하고 국격을 낮추는데 일조할 것 같다는 예상에 나라 꼴이 엉망….생각이었는데 라고스에 비하면 대한민국은 파라다이스, 극락, 천국, 선택 받은 나라이다!!!(이래서 평가는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방식으로 해야 한다!)
저자는 넌픽션 작가라고도 보인다.
이 책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도로나
거리로 나섰을 테고 꽤 많은 시간을 할애했을 것이다.
발로 뛴 생생한 현장을 보여준 수고의
결과를 덕분에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저자가 던지는 화두를 한번 생각해보자.
“….사회는 공간과 이동을 향한 사람들의 욕구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 도로와 차량증가로 초래된 환경의 악화를 사회가 멈출 수, 혹은 되돌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