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포도1을 읽고
모든 면에서 세계 1등 국가이며 힘이 곧 정의라며
세계의 경찰이라 자부하는 미국.
이런 나라도 경제공황과 기계영농에 밀려 지극히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온 농민들이 실존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 지경이다. 한편으론 이런 여건을 딛고 부강한 나라로 올라선 미국이기에 더욱 강한 국력을 확대재생산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읽으면서 소설이자 독자인 나와 전혀 무관한 내용이지만 안타까움과 슬픈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톰의 형제자매와 부모, 조부모, 큰아버지에
전직이 목사였던 자가 거듭되는 흉년에 쫓겨난다.
굴러가는 게 신기할 정도인 트럭을 구입하여 일자리 찾아 머나먼 길 캘리포니아로
이동한다만 가까워질수록 꿈은 신기루가 될 듯 하다.
고향을 떠나면서 실질적으로 무너진 할아버지가, 이어 할머니도 과로를 이기지
못하여 사망한다.
간들간들한 노자 돈으로 대가족은 거지 같은 몰골이 되고 비슷한 처지의 여행객들로 캘리포니아로 향하는
고속도로는 차라리 장관이다.
이런 행렬 주변에는 두 가지 부류의 인간이 존재한다.
확실치도 않는 일자리를 찾아 어렵게 길을 나선 빈민을 이용해 부당한 이득을 챙기려는 자가 있는
반면, 없는 자의 사정은 없는 자가 알 듯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잔잔한 미담들이 그들을 지탱하는 최후의 보루가
된다. 거지 같은 차림새로 전혀 여유 없는 처지에서 마음이 부자인 자들이
등장한다. 이런 점에서 읽는 독자 역시 슬픈 마음을 희석시킬 수 있다.
8월
첫날.
장마가 물러가고 여름의 본류에서 고생스런 날들이지만, 이런 류의 책은 더위를 잊게
한다.
비록 소설이지만 그 시절 그 땅에서 비극적이나 정당한 길을 걸어가며 정직하게 살고자
하며, 위대한 가족의 힘을, 어머니가 보여주는 강인함에
세상을 살아갈 당위성을 본다.
2권에서는 더욱
절망적인 사건도 있겠지만 또한 대세는 바꾸지 못하겠지만 마음만큼은 부자인 이웃이 등장할테다. 이런
맛에 우리가 살아가는 것 아닌가. 신이 존재하는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