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폭풍의 언덕
에밀리 브론테 지음, 김종길 옮김 / 민음사 / 2012년 11월
평점 :
판매중지


폭풍의 언덕.

 

8월에 11권을 읽었고 이 도서는 12번째 보았다.

여러 장르를 넘었지만 주로 소설을 읽었다.

하여간 이달 접한 12권 중에서 가장 격정적으로 이끈 폭풍의 언덕이다.

격정적이란 간단히 줄이자면 분노였다.

히스클리프때문이다.

픽션임을 알지만 그 시대 그 나라에서 유사한 동류는 없진 않았을 테다.

그리고, 시공간을 뛰어넘어 히스클리프의 아류는 넘치고 넘칠 테다.

그럴싸하게 히스클리프를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도저히 이해해서는 안 된다.

어느 영감이 출장 길에 가엽게 보이는 소년을 데려와, 보상 따윈 바라지 않고 친자식 이상으로 키웠지만 그 녀석이 온 집안을 나락으로 안내할 줄 알았을까!

소설의 마무리 무렵이 아니고서는 히스클리프에게 분노했다.

사랑하는 여자의 시누이를 절규에 빠지게 하고, 엄연한 자신의 아들을 오직 이용하였고, 보듬어 준 영감의 친손자를 하인처럼 부리고 제2의 자신으로 만들어 허접한 자신의 분신으로 키웠다.

사랑하는 여자를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하고 사랑했으되 다시금 자신의 분신를 통해서만 동류의식을 공식을 통해서 죽어서도 만나고자 한다.

 

 

 

 

복수의 집녑과 비뚤어진 사랑은 결국 스스로를 해치고 인과응보의 당위성을 알게 한다.

인간은 최소한의 사회성을 견지하여야 하고,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인간은 인간답게 사고하고 인간의 품위를 가져야 동물이 아닌, 인간인거다.

말미에 히스클리프가 사랑하던 여인의 딸과 하녀를 감금하고 강제로 혼인을 시키려 하고, 반항하는 딸에게 손찌검까지 하며 저질의 인간상으로 군림하는 무렵에서는 내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그나마 해피엔딩으로 종결된 것이 다행이다.

끝까지 비극으로 흘렀다면 오늘 밤 잠자지 못했을 것이다.

책장을 덮고 약간의 술을 마셨고 담배를 핀다.

어이하다 감정이입이 심해 내 나이를 잊고 흥분했을까.

이 사랑은 치명적인 사랑이었다.

두 사람은 저승에서 휘몰아치는 폭풍의 언덕 아래서 키스도 하면서, 싸우기도 하면서 이제 철들어야 한다. 저 네 들 자녀들 앞에서 부끄럽지 않도록 신에게 기도 드리며 거듭나야 한다.

 

 

 

단 하나,

사랑의 이름으로 격렬히 외치고, 죽을 듯 증오하고, 미친 듯 바라보는 원초적인 사랑은 아직 내겐 없었다는 점이 날 우울하게 한다.

참으로 소설다운 책이었다.

날 격정으로 이끈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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