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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부 종이접기 클럽 (반양장) - 천 개의 종이학과 불타는 교실 창비청소년문학 118
이종산 지음 / 창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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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얇은 두께에 약간 안심했다가, 이내 소설을 어려워하는 제 성향을 따라 저만치 거리를 두고 있었습니다. 저에게 소설이란, 가상의 인물들이 잔뜩 등장해서 도무지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지 잘 모르겠는 문장들이 잔뜩 늘어진 책이거든요. 그러니까 제게 이건 꽤나 큰 도전이었음에 분명합니다.

<도서부 종이접기 클럽:천 개의 종이학과 불타는 교실>은 그 제목답게 가벼운 종이접기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약간 으스스한 이야기가 끼어있긴 했지만 그에 담긴 비밀들을 쫓다 보니 어느새 소설에 푹 빠져 있는 저 자신을 발견하게 됐지요.

마음 속 깊이 남은 소설 속 한 구절 '일심상조불언중(一心相照不言中)'은 본래 월남 이상재 선생이 남긴 말이라 합니다. '마음이 하나되면 말 없이도 서로를 비춘다'는 의미랍니다. 이 멋드러진 한 구절에 종이접기와 괴담, 10대의 우정과 시간여행을 조밀하게 배치한 작가의 섬세함과 덕력이 돋보입니다.

우연히 발견한 창비 이벤트 덕에 아주 오랜만에 소설의 재미를 되새겼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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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선생님도 궁금한 101가지 세계사 질문사전 2 - 근대 국민 국가에서 현대 사회까지 101가지 질문사전
양홍석 외 지음, 서은경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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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 이 책의 1권을 읽으면서 감회가 새로웠던 기억이 납니다. 역사교사인 이상 언젠가 세계사를 다시 다뤄야 할 테니 말이죠. 올해도 한국사, 그것도 근현대사 부분만 다루게 되었지만 언젠가는 세계사를 가르치게 될 테니 이런 책으로 한번씩 머리를 달궈줄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역사 선생님도 궁금한 101가지 역사 질문사전' 시리즈는 사실 꽤 고차원적인 질문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 실례로 책의 첫머리부터 근대화로 인한 백인우월주의의 잔재가 우리 비백인들에게까지도 내재되어있음을 짚어내고(1. 우리는 왜 서양 사람에게 더 친절할까요?), 서양의 시민혁명들을 살피며 국가의 주인이 누구인지 묻는 질문을 뽑아냅니다(2. 국가의 주인은 누구일까요?). 한국에 살다 보면 헷갈리기 쉬운 개념을 정의해주고(51. 민주주의 반대말이 공산주의가 아니라고요?), 근래의 화두와 관련지을 수 있는 질문도 담담하게 제시합니다(69. 하루 16시간 노동이 당연했던 때가 있었다고요?). 시대적 우둔함에 밀려 제대로 다뤄지지 못하는 여권 내지는 젠더에 관한 문제도 과감하게 짚습니다(68. 투표를 하기 위해 달리는 말에 뛰어든 여성이 있었다고요?, 89. 여성스러움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고요?).

역사교사로서 학교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질문들은 주로 이보다 지엽적이고 제한적이긴 하지만 이 책은 생각할 거리를 상당수 제시합니다. 요즘은 기존의 데이터를 토대로 새로운 결과물을 생성해내는 생성형 인공지능이 대세라죠. 그러면서 좋은 대답보다 좋은 질문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중요시하는 듯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좋은 질문들의 사례를 잘 모아준, 매우 유용한 자료집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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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함께하는 세계사 - 역사에 영화를 더하다 온 세상이 교과서 시리즈 3
송치중 외 지음 / 해냄에듀(단행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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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기획, 알찬 내용, 선한 영향력까지 고루 갖춘 책입니다. 학교 현장에서 열심히 활용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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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다 - 왜 평범해 보이는 남성도 여성 혐오에 빠지는가
박정훈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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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정훈은 이미 초대하고 있다. 남성인 그는 수많은 남성 독자들에게 입페미, 수박 겉핥는 페미가 되지 말고 한 명의 남성 페미니스트로서 역할을 다해달라 정중히 요청하고 있다. 책을 읽어보지도 않은 남페미 새싹들의 노골적인 인터넷 서점 별점 테러와 욕설에 이 책은 고고한 느낌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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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다 - 왜 평범해 보이는 남성도 여성 혐오에 빠지는가
박정훈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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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읽기 전

입페미가 되지 않기 위한 일환으로 구매한 책이라 정말로 읽을 수 있을까 걱정까지 되었는데 다행히 글쓰기 모임을 통해 억지로나마 읽게 되었다. 오마이뉴스 기자이기도 한 저자 박정훈은 그 첫 저서가 친절하게 웃어주면 결혼까지 생각하는 남자들이다. 제목부터, 눈에 안 보여 있는지 없는지 모를 양심의 폐부를 깊숙이 찌른다. 그 책은 아직 읽지 않았다. 뭔가 1편을 안 보고 2편을 보는 느낌인데, 그래도 읽어보기로 했다.

 

읽으며

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다’, ‘나는 괜찮은 줄 알았지라고 생각하면 너무 양심 없어 보이거나 뻔한 레퍼토리 같으니까 일단 나도 괜찮지 않은 남자야라며 자못 겸손한 척 스스로를 기만하며 책을 펼쳐 들었고, 페이지 한 장 한 장에 과거의 나는 해부당했다.

 

읽은 후

저자 박정훈은 이미 초대하고 있다. 남성인 그는 수많은 남성 독자들에게 입페미, 수박 겉핥는 페미가 되지 말고 한 명의 남성 페미니스트로서 역할을 다해달라 정중히 요청하고 있다. 책을 읽어보지도 않은 남페미 새싹들의 노골적인 인터넷 서점 별점 테러와 욕설에 이 책은 고고한 느낌마저 든다. 일찌감치 이런 책을 읽을 수 있어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마치, ‘, 너두 될 수 있어라고 용기를 주는 것만 같았다. 나도 내가 만날 아이들에게 그런 남자 어른이 되어야겠다.

 

‘남자 어른’들이 먼저 변화하면 ‘남자아이들’도 바뀐다. 남성 페미니스트들이 곳곳에서 ‘남성 지배’ 체게에 균열을 내고, 성평등 교육을 원하는 여론을 형성해서 아이들이 성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 없이 자라는 데 이바지해야 한다. 나아가 이제 남성에게도 페미니스트는 ‘민주주의자’처럼 시민으로서의 상식과 표준으로 여겨지길 바란다. 페미니스트가 아닌 것을 부끄러워해야 하는 세상에선 여성을 대상화하고 억압하는 남성이 자라날 수 없을 것이다. - P289

한 명의 무결점 남성 페미니스트가 아니라, 결점이 많더라도 페미니즘에 대해 고민하는 수많은 남성 페미니스트들이 필요하다. 함께 이마를 맞대고, 가부장제에 저항하고, 남성연대를 무력화하는 주체가 되기 위한 전망을 고민해 나갔으면 한다. - P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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