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로부터의 메시지 아카데미서적 Blue Backs 블루백스 7
무라카미 카즈오 지음, 김팔곤 옮김 / 아카데미서적 / 199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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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쓴 무라카미 박사는 일본 모 대학의 교수로 유전공학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사람이다. 유전공학박사라는 그의 위치를 생각해볼 때 이 책이 막연히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 책은 과학도를 위한 전공서적이 아니다. 이 책은 일반인들도 누구나 쉽게 이해가 되도록 서술되어 있다. 형질인류학이란 전공수업에 도움이 될까 싶어 읽었던 이 책은 우선 쉽게 쓰여져 있다. 누구나 어려워할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는 문체로 서술되어있다.

책의 장점은 유전자와 관련된 궁금증을 13개의 파트로 분류를 해놓아 쉽게 찾아서 읽을 수 있으며, 각각의 부분들을 다시 세부적으로 나누어 자세히 기술하고 있어 우선 읽기가 편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읽고싶은 부분을 발췌해서 읽을 수 있도록 되어있어 지루하지 않았다.

저자는 유전자의 정보를 쓰고 그것을 정연하게 움직이는 사람의 지혜나 능력을 초월한 존재를(생명의 근원적인 힘??) '썸씽 그레이트'라 칭했다. 과학이 아무리 발달을 하더라도 우리들은 대장균 한 마리도 만들어내지는 못한다. 생명을 창조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진화론을 기본적으로 믿고는 있지만, 태초의 생명은 과연.. 어떠한 상태에서 만들어졌는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물론 원시지구의 환경 속에서 황화수소를 비롯한 일종의 물질들에서 최초의 박테리아가 만들어졌다고는 하고, 실제로 그것은 가능한 일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생명탄생의 풀리지 않는 무엇인가가 남아있다. 그것을 저자는 '썸씽 그레이트'란 단어로 표현을 했다. 이것은 나에게 새로운 생각의 폭을 제공하는 기회가 되었다. 이러한 점 외에도 얻을 것이 많은 책이다.

편집상에 세련됨이 가미가 되었더라면 더 좋은 책이 되지않았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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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원형신화 원왕부인 본풀이 - 한국의 탐구 한국의 탐구
조흥윤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부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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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원형신화 원앙부인본풀이》가 나에게 낯설지 않았던 것은 작년 이것을 주제로 한 강의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 강의에서 전혀 들어본 적이 없는 이 설화와 무척 강조되었던 꽃밭의 개념이 한국 원형신화의 근간을 이룬다는 것 자체가 그 당시에는 무척 생소하게 느껴졌다.

이후 이 꽃밭의 개념이 나오는 책《한국의 샤머니즘》을 읽은 적이 있다. 바리 공주의 신가에서 자신을 버린 부모를 살리는 도구로 바리공주가 꽃을 이용하는 것은 참 정겹게 느껴지는 대목이었다.‘한국巫 연구’만 30년 외길을 걸은 동 저자의《한국의 원형신화 원앙부인본풀이》에서도 이 꽃밭은 참으로 강조되었다. 글 말미에 쓰여있는 우리 산천과 본향으로서의 꽃밭의 의미는 이전에 바리공주 신가에서 느꼈던 정겨움과 크게 다르지 않는 것이었다. 그것은 우리의 저승이 죽음 뒤의 알 수 없는 공포의 세계가 아니라는 것에 대한 믿음을 주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에서 서술하는 모든 내용들은 상상력이 부족한 탓에 이해하기 힘들었던 것이라 해도 참 기분 좋게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책에서도 나와있었지만 예전에 임사 체험자들의 경험을 다룬 글에서 그들이 믿었던 종교를 막론하고 하나같이 아름다운 자연배경에서 그들이 생시에 믿었던 신을 보거나 먼저 돌아간 친인척을 반갑게 만나는 것들이었으니 꽃밭을 이야기하는 이 글에 더욱 공감이 가게 되었다.

또, 이 설화를 불교적 해석보다는 무(巫)의 신화를 적용하여 해석해내는 것에 통쾌함 같은 것을 느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신라의 문화는 불교가 아니었다. 그것을 이 분야를 전공하는 자의 이기심이라고 하면 또 할말이 없으나 그런 것에서 오는 기쁨보다는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무의 신화가 이 설화를 얼마나 풍부하게 접근해내는지에 대한 쾌감 같은 것이라고 설명하고 싶다.

이 책은 배경지식 없이, 하다못해 주워들은 이야기 하나 없이는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낯설게 느껴질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로마신화와 그리스 신화를 수능세대의 필독서라고 외치지만 한국巫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신화들에 관해서는 괴이하고 수상쩍은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현실이다.

나 역시 이 책이 아니었다면 그런 생각의 한편에 젖어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안락국태자전의 노래들이 국문학이 아닌 종교 측에서도 다루어진다는 사실에 놀라워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종교의 심오한 믿음으로 이런 노래들을 부를 수 있다는 것은 모르는 이에게는 정말로 생소한 것임을 알고있기 때문이다.

다른 시각에서 해석한 원앙부인 본풀이를 읽으며 공부가 모자란 내가 이것이 제대로 풀어놓은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은 성급한 일이며 사실은 불가능한 일기는 하나, 우리 신화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전무한 이 시점에 이런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좋은 기회였다고 여겨진다. 저자는‘찾는 이에겐 또한 원앙부인이 보이는 것이며 상상계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으나 나는 찾아서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는 그 일이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 책을 내가 이해하기 힘들었다함은 또한 우리의 상상계가 시들어 가는 것의 작은 반증이 아닌가 하는 위기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꽃밭과 같은 자연환경을 찾는 일부터 하여 할 일이 많이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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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빨개지는 아이
장 자끄 상뻬 글 그림, 김호영 옮김 / 열린책들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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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빨개지는 아이는 샹페의 감수성이 완연히 묻어 있는 작품이다. 어릴적부터 남들과 다르게 얼굴이 빨개지는 아이. 평범한 다수의 사람들은 이 유별남을 이해하지 못한다. 단지 넌 왜 그렇게 다르니? 하고 의구심을 가질 뿐이다. 이것은 의도치 않게도 얼굴 빨개지는 아이를 소외시킨다. 열등하지 않은 유별남을 열등하게 취급하는 건 다른 평범한 사람들이 느끼는 유별남이 소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유별난 얼굴빨개지는 아이는 같은 유별난 재채기하는 아이를 만나게 된다. 이것은 유별남으로 소외받는 사람들이 동질감을 느낌으로 해서 그것이 단지 유별난 열등의식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특정 짓는 개성으로 인식하게 된다. 결국 얼굴 빨개지는 아이는 요즘 넘치는 개성의 우리 청소년을 표상한다고 할 수 있겠다. 그 유별남을 개성으로 인식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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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은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 - 기록없는 역사 발굴기
이인숙 외 지음 / 푸른역사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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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고고학과련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여러 학자들이 쓴 발굴기이다. 자신이 어떠한 유적이나 유물을 어떠한 방법으로 찾아냈느냐는 것에서부터 어떠한 장소나 상황에서 유적이 발견되곤한다는 학자들의 경험담과 노하우가 책속에 들어있다. 책을 집필한 분들은 국내 고고학계의 저명한 분들로 책의 내용 또한 고고학관련 전공을 하고있는 학생들에게 상당한 도움을 준다. 그리고 문화재 보존이냐, 개발이냐의 뜨거운 논쟁 역시 이 책속에 들어있다. 총 4부에 20여편이 넘는 짤막한 장들로 되어있어 읽기에 지루하지도 않고, 각 장마다 다루는 주제들이 달라 골라서 읽는 재미 또한 느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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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의 여왕들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9
조범환 지음 / 책세상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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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연의 삼국유사를 보면 선덕여왕 지기삼사라는 부분이 있다. 이는 신라시대의 여왕이자, 우리 역사상에 최초로 등장한 여왕인 선덕여왕이 세가지 일을 미리 알았다는 내용이다. 선덕여왕의 예지능력을 보여주는 글인데.. 그 이야기를 읽고나서부터 선덕여왕에 관한 관심이 생겼다. 게다가 지난 학기에 학과에서 간 경주 학술답사때 선덕여왕릉 앞에서 행해진 일종의 추모굿을 보고난 후라.. 그 관심은 더 높아졌다.

그러던 중에 눈에 띈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우리의 역사를 통들었을때 여왕은 선덕, 진덕, 진성 이라는 세 여왕밖에 존재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란 큰 주제로 쓰여진 책이다. 작가가 관심을 가지고 있던 분야인데에다가, 여러 자료를 수집 분석해서 기술해놓은 책이라 세 여왕에 관해 보다 자세히 알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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