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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성적으로 살기로 했다
서이랑 지음 / 푸른영토 / 2020년 1월
평점 : 
제목부터 끌렸는데 책을 읽는 내내 너무
놀랐습니다. 저자의 자서전인데 마치 제
이야기를 읽는 듯한 기분이 들었거든요.
내향적인 저자는 어릴 때부터 외향적인
두 언니들의 막내동생으로 자라면서
자의적, 타의적으로 비교를 당하는
상황에 노출된 채 자라왔습니다.
그러한 저자는 내성적인 성격을 바꿔보고
고쳐보려는 노력을 한거 같았지만
결과적으론 내성적인 성격이
드러나는 상황을 피해왔습니다.
생각해보면 저도 그랬던거 같습니다.
낯선 장소나 낯선사람들과의 만남, 그리고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상황을 피해왔습니다.
어디가나 늘 있는듯 없는듯 존재감 없이
지내왔는데 저자 또한 그러다보니
얌전하다, 착하다란 말을 많이 들어왔는데
사실 어른이 돼서야 느껴진게 그런 말들이
칭찬을 위한 단어라기 보다는 해줄 말이
없을 때 하는 말이라는걸 알고나서
마음이 불편해졌습니다.
우리 사회가 통념적으로 내향적인 사람보다는
외향적인 사람을 더 선호하고 인기가 많기에
부모로써 자식이 활발한 아이나 적극적인
아이로 자라나길 바라는 마음이 큽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타요라는 만화에서
빨간버스 가니에 대한 코멘트를 보고
저자가 발끈했는데
"내성적이지만 생각이 깊고 어른스러운"
저도 읽어보니 참 기분이 그렇더군요.
내성적이란 단어에 ~이지만이란 조사를
붙혀서 내성적이란 단어를 부정적으로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드라마같은데서도 내성적인 사람이
외향적인 사람을 만나 밝은 사람으로
바뀌는 스토리가 많기도 합니다.
이렇게 내성적인 성격은 바뀌어야 할 대상
또는 구제해야할 대상으로 많이 보기때문에
저같이 내성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들은
내성적인걸 감추고 외향적으로 바꾸고자
노력하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닐겁니다.
'목소리가 자주 묻히고 자주 씹혀서
조용한 곳이 아니면 말을 하지 않게 된 점'
'돌발상황이 싫어서 버스보단
지하철을 선호하는 점'
'돌발상황에 대한 스트레스를 이겨내기 위한
평정심을 가지려고 독서를 좋아하는 점'
저자의 생각들인데 저랑 너무나 비슷해서
참 반가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돌발상황이 불편한 이유는
내향적인 성격들은 통제 불가능한 것에
스트레스가 크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돌이켜보니 다 맞는 말입니다.
최근에 느끼고 있는게 육아입니다.
저자도 그랬지만 육아는 정말
통제불능 상황 중에 최고이지 않나 싶습니다.
그로 인해 내가 이렇게 화가 많은
사람인지도 처음 알게 됐고요.
"나는 왜 사람을 만나기 두려울까
나는 왜 나를 드러내기 두려운 걸까
그건 바로 나를 그대로 드러낸다는 것은
나에겐 공포에 가까운 일이였다"
에너지를 내부로 쏟는걸 더 선호하는
내향적인 성격이다보니 자신을 드러내는건
정말 엄청난 용기가 필요합니다.
살면서 이런 성격을 바꿔보려고 한번씩
노력해보긴 하지만 늘 그때 그 상황에서만
그렇고, 결국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곤 합니다.
그러면서 내 자신의 대한 자괴감이 들기도 해서
스트레스를 받긴 하지만
그래도 그런 노력은 계속 할 거 같습니다.
내 자신을 드러냈을 때의
즐거움이 있는걸 느껴서입니다.
단, 제 내성적인 성격을 바꿔야
하는 것으로 보지는 않을 것입니다.
"나는 내성적이기 때문에 사랑받고 싶다
가 아니라
나는 나의 내성적임을 사랑하고 싶다"
이 책은 내성적인 성격을 감추고 바꾸기
위해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읽어보길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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