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 앤 위저드 1 - 어둠을 불태우는 불꽃 위치 앤 위저드 1
제임스 패터슨.가브리엘 샤보네트 지음, 최필원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여느 또래들과 다름없이 평범하게 성장해오던 위스티와 위트. 그러던 어느 날 밤, 생각치도 못했던 재앙같은 사건들이 한꺼번에 몰아닥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오밤중에 집안으로 들이닥친 군홧발을 한 사람들은 자유와 예술 등을 억압하는 신 체제 뉴 오더(N.O.)의 사람들로, 영문도 모르는 남매를 체제에 반한 범죄자로 지목하고 무작정 끌고 가려 한다. 뉴 오더 사람들과 끌려가지 않으려 발버둥치는 남매간의 몸싸움이 일어나다, 위스티가 자신도 모르는 새 몸에서 불길을 내뿜는 마법을 쓰게 된다. 꼼짝없이 마녀와 마법사로 몰린 남매는 결국 같은 처지의 수감자들이 갇혀 있는 교도소로 끌려가고 만다.

 '죄는 없고 처벌만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서도 아이들의 절규를 들어주는 어른은 아무도 없는 현실.

 인권은 물론이고 최소한의 인간 대우조차 해주지 않는 지옥같은 교도소에서의 수감 생활은 위스티와 위트를 지치고 무력하게 만든다. 

 집에서 끌려나올 당시 부모님이 남매에게 주었던 북채와 서적에 대한 쓸모를 뒤늦게 발견한 아이들은 그 물건들을 통해 자신들에게 숨어있던 진정한 힘과 모습을 찾게 되고, 그 힘을 이용해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한다. 그 성공엔 실종됐던 위트의 여자친구 실리아의 도움이 컸지만, 그녀는 이미 실체를 잃은 하프라이트(영혼)이 된 상황. 그녀의 죽음 또한 뉴 오더와 관련돼 있음을 안 위트와 위스티는 그들과 맞서 싸워야 함에 더 확신을 가지게 된다.

 이후, 탈출에 성공한 남매는 오버월드(현실세계)를 넘어 언더월드-섀도랜드와 같이 영혼들과 인간이 아닌 존재들이 머무는 곳은 물론이요, 프리랜드와 아이들의 요새인 가펑클스 등을 넘나드는 여정을 하게 된다. 동시대의 공간이지만 전혀 알지도 못했던, 새로운 세계를 헤쳐나가며 그 곳에서 만나는 주변인들과 영혼들, 커브, 길 잃은 자들 또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하며 조미료 역할을 톡톡히 해준다. (여러 요소와 용어가 등장해 복잡할 법 하지만, 책 중간에 지도 삽화를 넣어 개념을 정리할 수 있게끔 한 부분은 독자에게 작지만 큰 배려같아 마음에 든다)

 같은 처지에 놓인 아이들을 만나 뉴 오더에 대항하고, 부모님을 되찾기 위해 다시금 위험전선으로 뛰어드는 부분이 1권 <어둠을 태우는 불꽃>의 하이트라이트인데, 역시 그 부분이 가장 스피디하게 읽히며 재미있다.

 하나의 사건을 뛰어넘은 후 위트와 위스티는 '굳이 그래야 하나' 라는 초기의 의문스러운 동기를 깨고 진정으로 자신들이 싸우고 저항해야 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게 된다.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가 기대되는 점 중의 하나도 바로 이 부분 때문이다. 이유도 모르고 어물쩡거리는 주인공보단, 확실한 목표를 두고 헤쳐나가는 주인공의 모험이 더 재밌고 몰입력이 뛰어나니 말이다.

 

 단순 줄거리 외의 점을 짚어보자면, 글의 서술 방식이 독특하다는 것. 글의 시점이 위스티와 위트, 두 사람을 오가며 서술되는데 개인적으로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는 글을 선호하지만, 보다 짧고 빠르게 전개되었던 이 이야기에선 이 방식도 나쁘지 않았다. 두 사람이 각자의 위기에 처했을 때, 두 사람의 시선을 오가며 서술한 형식이 긴장감을 더 높이고 다음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는 데에 큰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

또, 영어덜트 분야의 소설답게 글이 어렵지 않고 문장 호흡이 빨라 대체적으로 빠르게 읽히는 편이기도 하다. 때문에 수려하고 묘사가 세세한 스타일은 아니지만 머리 아프지 않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면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여기서 등장하는 뉴 오더는 가상의 것이지만 그리 낯설지만은 않다. 겉모습과 이름만 달리할 뿐이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세계에서도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 아닐까. 마법, 마녀와 마법사 등 자칫하면 유치해질 수도 있는 소재에 독재 시대와 탄압이라는 배경 요소를 적절히 짜임새 있게 섞어 좋은 효과를 낸 것 같다. 연관 없을 법한 두 요소가 예상 외로 잘 어우러져 재미 면에서도 상당히 흥미롭기도 하고. 여러모로 시리즈물의 첫 스타트를 나쁘지 않게 끊었다는 평을 주고 싶다.

 

 위트와 위스티는 이제 겨우 자신들의 정체가 무엇인지, 어떤 능력을 가졌는지 깨달았다. 앞으로 쏟아질 이야기에서 겨우 포문을 연 셈이다.

후에 이들이 자신들의 능력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혹독한 시대에서  어떻게 성장할지, 예언에 어떻게 맞서나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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