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울 기회 - 민주당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런 자서전
엘리자베스 워런 지음, 박산호 옮김 / 에쎄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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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이 디테일에 집중해 좋았다. 인사이더들의 화려한 언변과 논리를 뚫고 나오는 그녀의 습격은 철저히 무너진 미국 중산층의 현실에 기초해 있다.


금융 위기 전후 워싱턴의 정치 현실을 흥미롭게 다뤘고 날카롭게 비판한다. 1980년대 사회 진출을 꿈꾸던 여성들을 비난한 미국 사회를 이겨낸 저자의 모습이 감동스럽다. 메사추세츠 주 연방 상원 의원 자리를 두고 벌이는 스콧 브라운과의 치열한 선거전은 이 책에 하이라이트다. 게다가 곳곳에 등장하는 재밌는 농담에 두꺼운 책장도 빠르게 넘어간다.


책을 더 의미있게 읽을 팁을 드리자면 <싸울 기회>를 읽기 전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전 재무장관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읽어보란 것이다.


가이트너와 워런은 2009년 금융위기 당시 TARP 의회 조사위원회에선 감독자(워런)와 피감독자(가이트너)로, 소비자금융보호국에선 상사(가이트너)와 부하(워런)로 만났다. 하지만 정책 지향점이 달라 불편한 관계를 유지했는데 그 이유는 <스트레스 테스트>와 <싸울 기회>를 보면 확인할 수 있다.


가이트너는 정책 결정자로서 자본주의 체재 유지가 중요했고 워런은 학자와 규제 감독자로서 그 체재 하에서 고통 받는 시민들의 삶이 더 중요했다. 가이트너는 구제금융을 포기해 체재가 무너졌다면 시민들은 더 큰 대가를 치뤘을 것이라 말했다. 하지만 워런은 이미 많은 시민들이 부패한 정치권과 대형 은행의 탐욕에 대가를 치루고 있다며, 구제 금융의 투명성과 대형 은행으로부터 소비자 보호를 위한 강력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누가 옳은가. 두 저자의 논리는 모두 반박할 수 없을만큼 탄탄하다. 그래도 한 명을 고르라면 누굴 선택하겠는가. 개인적으론 그 대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싸울 기회>를 읽는 최대의 고민이자 최고의 즐거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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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책책 2020-11-10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의˝ 하이라이트

종이달 2022-03-19 0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