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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 어느 책방에 머물러 있던 청춘의 글씨들
윤성근 엮음 / 큐리어스(Qrious)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헌 책방을 가본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아마도 십여 년은 족히 되었을 것 같은데 책과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헌책방에 모인다 라는 말을 듣고 뭔가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좋아하지만 대부분의 책들은 인터넷을 이용하여 책을 구입하고 서점에는 가끔씩 가는 편이라 이게 진짜 책을 좋아하는 것이 맞는지 하며 갑자기 회의감이 들었다. 하지만 난 여전히 책을 좋아하는 것으로 하련다.
헌책방에는 아주 오래전 몇 번 가본 것이 전부이고 그마저도 제대로 된 기억은 남아있지 않다. 그래서 헌책방에 갔을 때의 그 기분을 나는 잘 알지 못한다. 나에게 헌 책이란 말 그대로 그냥 헌 책에 불과했었는데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헌 책은 아주 특별하고 귀한 책이라는 것을 새롭게 깨닫게 되니 헌 책과 헌 책방을 바라봤던 나의 시선이 달라짐을 느꼈다.
시대가 변하면서 이메일이나 문자, 최근 들어서는 SNS까지. 이러한 소통의 공간은 편하긴 하지만 손글씨 만큼의 따스함은 없는 것 같다. 손글씨에 대한 추억이 거의 없는 나는 헌 책에 끄적거려진 손 글씨가 왜 그리도 좋아 보이는지 모르겠다. 그 끄적거림 속에 고독, 삶, 사랑, 사회, 인생 등등... 다양한 삶의 순간들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책을 읽으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80년대의 대학생으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 그리고 시간이 나면 헌책방에 종종 들려봐야겠다는 생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