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흘 - 이현수 장편소설
이현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4월
평점 :
진실이 묻혀버린 수많은 역사들이 있겠지만 우리는 그러한 것들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니 반드시 알아야 한다. 이 책을 쓴 저자가 그러했다. 고향땅인 그 곳에서 일어났던 사건. 바로 노근리 사건이었다. 노근리 사건이란 노근리양민학살사건 이라고도 불리우며 한국전쟁 당시 피신중이었던 마을 주민들을 무차별 학살한 사건이다. 이 책은 노근리 사건이라고 불리우는 그 나흘 동안 있었던 일들을 들려준다.
책의 주인공 진경은 노근리 사건의 다큐제작을 반강제적으로 맡게 된다. 노근리 사건의 비밀들을 하나씩 알게 되면서 처음과는 달리 적극적으로, 아니 반드시 알아야 하겠다는 집념을 가지고 진실을 파헤쳐 나간다.
사실 이 이야기를 처음 읽었을 때는 조금 지루한 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노근리 사건이 일어났던 그 나흘 동안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을 것 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나에게는 조금 어렵게 느껴지는 단어들 때문에도 이야기를 쉽게 이어나갈 수는 없었다. 하지만 저자의 문체에 익숙해 질 때 쯤 이야기는 점점 흥미로워지기 시작했고 이어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조금 지루했던 도입부를 제외하고선 순식간에 읽어 나갔다.
노근리 사건에 대해 익히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꽤 오랫동안 미궁속에 빠져있던 역사이기 때문인지 읽으면 읽을수록 비밀리에 감춰진 보물을 찾는 것 같았다. 이러한 뼈 아픈 사건들은 반드시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역사관이 뚜렷하지 못한 젊은 세대들에게는 꼭 필요한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나 역시 이 책을 통해 노근리 사건에 대한 전반적인 부분부터 차근차근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노근리 쌍굴의 실제 모습이 너무나 궁금했는데 직접 달려갈수는 없는 상황이라 사진으로 확인하니 예상보다 규모가 작게 느껴졌다. 그 곳에서 수백명을 가두어 놓은걸 생각하니 다시 한번 가슴이 무너진다.
마지막으로 명희를 떠넘기다시피 했던 그 일 때문에 마을 주민들 어느 누구도 노근리 사건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던 것처럼 비밀은 꼭 필요하다는 태혁의 말을 두고 나는 곰곰이 생각해 본다. 마지막 진실을 알아버린 진경도 그러한 갈등 때문에 무척 복잡한 심정이었을 것이다. 그녀의 선택은 어떠했을지 책을 덮은 후 지금까지도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