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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가 곧 법이라는 그럴듯한 착각
스티븐 러벳 지음, 조은경 옮김 / 나무의철학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지금까지 법에 대해 관심이 없이 지내왔었다. 왜그랬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별다른 이유는 없었던 것 같다. 살아가면서 큰 불편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그리고 법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어렵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에, 그리고 이런 저런 잡다한 이유들이 떠올랐다. 사실 법에 대해 잘 알지 못하여도 지금까지 사는데 아무 지장이 없었기 때문에 몰라도 된다는 이런 안일한 생각이 더욱 법과 멀어지게 만든 것 같다.
정의가 곧 법이라는 그럴듯한 착각. 책의 제목인 이 말은 정의나 법이나 언제나 정당하다고 생각했던 나에게 조금은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이렇게 책의 제목만으로도 나른 혼란으로 빠트렸기에 나는 이 책이 무척 궁금해졌다. 지금까지 법과는 전혀 친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뉴스나 신문, 각종 매스콤들을 타고 전해지는 이야기와 소식들, 나는 그러한 것들이 지금까지 모두 진실만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그 모든 것들을 확실히 믿을 수 없다는 것을 알기까지는 그리 오래 되지 않은 것 같다. 너무 순진한 탓인지 아니면 바보 같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렇다면 우리는 대체 무엇을 믿고 살아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며 심히 혼란스럽다.
먼저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수상한 의뢰인, 이상한 변호사, 의심스러운 판사, 시끄러운 법학계, 어수선한 의료계가 그것 이다. 각 부마다 작은 챕터들이 있는데 몇 페이지 정도의 짧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서 시간 날 때 마다 짬짬이 읽기에도 좋았다. 그리고 순서대로 읽지 않고 자신이 좀 더 흥미롭게 가질만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골라서 읽어도 된다는 점 역시 마음에 들었다.
언젠가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굉장히 조심스러운 이야기지만 지금 감옥에는 죄 없이 억울하게 들어가 있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런 말을 들었을 때는 쳇 하며 웃으며 넘어갔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정말 그 말이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악법도 법이라지만 정의라는 이름으로 둔갑해 권력을 남용하는 일들과 법정에서의 잘못된 심판은 하루 속히 사라져야 한다. 우리가 법을 존중하는 것처럼 법도 우리를 존중하여 정의가 착각 받는 일이 없기를 바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