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1825일의 기록 - 이동근 여행에세이
이동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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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1825일의 기록’ 이라는 제목이 나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1825일, 5년 동안 여행의 길을 걷는다는 것, 어디론가 떠난다는 것, 그리고 여행자로 살아간다는 것. 이 모든 것과 이 책의 저자인 이동근 작가 역시도 나에게는 부러움으로 다가왔다. 나는 한 번쯤 여행자로 살아가는 꿈을 많이 꾸곤 했다. 호기심이 많고 나보다 남에게 관심이 더 많은 나에게는 어디론가 떠난다는 것은 굉장히 가슴 두근거리는 일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올 한해는 나에게 있어서 그 어떤 해보다도 답답하고 반복된 일상 속에서 정말 치열하게 버텨온 것 같다. 이제 한해가 마무리 되어가는 요즘이라 그런지 마음도 뒤숭숭하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 나에게 주어진 현실을 외면하고서 떠날 수는 없는걸 보니 아직은 때가 아닌가 보다.

대신, 이 책을 만나 마음의 고단함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었다. 나도 함께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 들었다. 책을 펼치는 순간 그 자리에서 순식간에 충분히 읽어 버릴 수도 있었지만 나는 조금이나마 이 책의 느낌을 오래 간직 하고자 천천히 페이지를 넘겼다. 사진도 좀 더 세밀하게 관찰해 보고 글 한글자도 되새겨 가며 읽었다. 아마 이 책을 읽는 순간만큼은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를 느껴보고 싶었나보다.

가볍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묵직하지도 않는 책인 것 같다. 마음의 여유와 위로, 그리고 추억도 끄집어 낼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작가의 여행과 느낌을 전달 받는다기보다는 나에게 기억하고 싶은 새로운 추억들이 생겨나는 것만 같았다. 오랫동안 여행자로 지낸다는 건 다시 한 번 생각해봐도 너무나 멋진 일인 것 같다. 나에게도 여행자의 기회가 생길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의 마지막장을 넘긴 지금 언젠가는 꼭 떠나고야 말겠다는 마음이 더욱더 간절해지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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