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채화 그림의 표지부터 가슴이 몰랑몰랑해진다. 첫장을 펼치자 마자 내가 뛰놀던 80년대 유년의 안마당으로 건너가진다. 특별할것없는 문체로 담담하게 써내려간 단편적인 작가의 기억이 무릎을 치게도 눈물을 짓게도 한다. 책을 읽다보면 남으로 난 긴 툇마루서 늘어지게 낮잠을 자다 각시같이 젊던 엄마의 고구마 먹으라는 소리에 깼던 내 유년의 한 도막으로 돌아가 있다. 지금의 나를 살게하는 힘이 무엇인지 깨닫게해준 가볍게 읽히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책! 아껴아껴 계속 보고 싶은 보석같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