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고마워 - 옆에 있어 행복한 부부이야기
고혜정 지음 / 공감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여보,고마워

 

 

책을 받자마자 책 표지에 써져 있는 "내가 먼저 죽게 되거든 당신은 나에게 '사랑했다'고 말해줘. 당신이 먼저 죽게 된다면 난 당신에게 '고마웠다'고 말할게. 내 곁에 있어줘서, 나랑 같이 살아줘서 고마웠다고. 우리 아이들을 낳게 해주고 같이 기르면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많은 추억을 간직하게 해줘서 고마웠다고. 정말 고맙다고 말할게."란 글귀에 홀려 나는 그 자리에서 단숨에 책을 다 읽어버렸다.

 

한 여자가 어느 한 남자를 만나 그 사람에게 '과묵함'이라는 매력을 느끼어 집안 격차로 인한 반대도 무릅쓰고 결혼에 성공한다. 하지만 연애와 결혼은 다른 법. 결혼 전 남편의 매력 '과묵함'은 결혼 후 아내가 남편에게 느끼는 가장 큰 불만이 되었다. 시댁과 아내가 가끔 언성이 높아지더라도 남편은 그저 고개 숙이고 가만히 앉아만 있을 뿐이었고, 그것은 아내로 하여금 더 서럽게 만들 뿐이었다. 이런 남편의 성격은 소탈하고 인정 많은 친정엄마마저 불편하게 만들었다. 남편이 사업에 실패 한 후, 변리사 공부를 하고 싶다는 말에 아내는 두 아이들이 어려 걱정은 했지만, 남편이 무기력해질까 두려웠던 아내는 남편의 의견에 동의를 한다. 그렇게 6년이 흐르고 그 사이 남편의 성격도 많이 바뀌었으며 친정 엄마와의 사이도 몰라보게 좋아졌다. 열심히 돈을 버는 아내를 위해 남편은 설거지며 집안일도 거들어주며, 남들이 이 가족을 가리켜 어떤 식으로 바라보든 어떻게 말하든 관여하지 않고 행복한 가정 생활이라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 무렵 이 책 '여보, 고마워'를 탈고하고 얼마 되지 않아 남편은 위암 판정을 받고 수술을 한 후 완치 판정을 받는다. 하지만 그것도 오래 되지 않아서 온몸에 전이가 되어 손 쓸 방법이 없다는 통보를 받고는 병원에서 나와 민간요법과 요양원을 찾아 다니는데, 그 때 공연제작사에서 아내에게 전화를 해 '여보,고마워'를 연극으로 만들어 보고 싶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아내는 아무런 의욕도 없을 뿐더러 남편의 병 치료에 집중을 하고 싶어 거절을 하지만 남편이 나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해달라는 말에 아내는 승낙을 하고 '여보, 고마워'는 연극으로 만들어진다. 연극이 막을 올리고 정확히 일주일 후 남편은 세상을 떠나고, 남편을 위해 승낙했던 이 연극은 오히려 남편이 아내에게 준 마지막 선물이 되었다.

 

편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연애와 결혼은 다르다는 말에 공감을 하며, 친정 엄마에 대한 얘기에서 눈물도 흘리고 웃기도 하면서 그렇게 봤다. 하지만 점점 눈물을 닦은 휴지 조각들은 쌓여만 가고 한 권을 다 읽은 후 거울을 보니 눈이 퉁퉁 부어있었다. 그것은 요즘 내가 감수성이 상당히 풍부해져 있는 시기라서 일 수도 있고, 꿈꾸는 연애가 아닌 현실적인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한 가정의 아내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친정 엄마 얘기만 들어도 울컥울컥하는 시집간 딸이라서 일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 내 옆에 있는 남편과 가정에 충실하고 사랑할 수 있을 때 마음껏 아낌없이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다른 환경에서 오랜 시간을 지낸 두 사람이 결혼과 동시에 바로 톱니바퀴가 물리 듯 모든 면에서 잘 맞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내 고집만 내세우고 나만 맞다고 우기기 전에 한걸음 뒤로 물러나 다시 생각을 해봐야 할 것이다. 부부가 서로 같은 곳을 바라보며 서로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고 노력한다면 어느새 가치관까지 비슷해져 있는 두 사람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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