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사랑 이야기
마르탱 파주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아마도 사랑이야기

 

 

이 책을 읽기 전, 나는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몰랑몰랑한 사랑이야기로 읽는 이들의 마음마저 몰캉몰캉하게 만드는 책인 줄 알았다. 하지만 첫 장을 펼치면서 나의 생각이 틀렸다는 걸 바로 알 수 있었다.

 

광고회사에 다니는 30대 초반의 주인공 '비르질'()은 변화하고 발전하는 삶이 아닌 조용하고 반복되는 일상을 추구하는 사람으로서 심리상담사의 도움을 정기적으로 받는 사람이다. 그는 회사 상사의 승진 요구에도 그는 필사적으로 승진을 하지 않으려 노조사무실까지 찾아가는 약간은 괴짜 느낌을 준다. 그토록 변화를 싫어하는 그에게 어느 날, '클라라'라는 이름의 여자가 자동응답기로 결별을 통보하지만, '클라라'라는 사람에 대해 아무 기억도 없는 '비르질'은 기억을 되짚어 보려 노력에 노력을 거듭한다. 노력의 결과 결국 가까스로 '비르질' '클라라'의 오빠의 집을 찾아가게 되지만, '클라라'가 잠시 뒤에 온다는 소리를 듣고는 기다리지 않고 그냥 집을 나선다. 결국 '클라라'가 누구인지도 어떻게 그 둘은 연인이 되었는지도 어째서 이별을 하게 된 건지도 알지 못한다. '비르질' '클라라'가 정말 사귀었는지조차 알 방법이 없다. 하지만 '비르질'은 미지의 여인 '클라라' 덕분에 '비르질' 자신도 행동하고 변화하여 세상에 뒤처지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삶에 대한 욕망마저 느끼게 된다.

 

나는 사실 '비르질'과는 극과 극의 성격으로 그의 사상과 가치관이 잘 이해되지는 않는다. 그는 사랑에 대한 별다른 믿음도 없어 나의 지극히 개인적인 가치관에 빗대어 볼 때 어떻게 보면 그는 불행해 보이는 삶의 모습을 띠고 있다고도 생각된다. 하지만 기억나지 않는 미지의 여인 '클라라'로 인해 그의 수동적이고 방어적인 삶에서 약간은 적극적으로 행동하도록 변하고 있고 앞으로 더 그렇게 변화할 것이라는 느낌을 풍기며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사실 이 책에서 미지의 여인 '클라라'를 찾아내고 안 찾아내고는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중요한 것은 '클라라'로 인해 '비르질'의 생각과 가치관이 변하고, 그의 사랑관이 어떻게 변하는 지가 아닐까 싶다.

 

나에게는 약간은 다가가기 힘든 책으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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