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반 솜사탕 소원저학년책 6
김진형 지음, 홍그림 그림 / 소원나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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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조각 남은 솜사탕을 두고 벌어진 소동이, 이렇게 깊은 여운을 줄 줄은 몰랐다. 《반반 솜사탕》은 그저 "누가 마지막 솜사탕을 먹게 될까?"라는 가벼운 이야기처럼 시작되지만, 점점 감정의 깊은 결을 따라가게 만든다.

솜사탕 하나를 두고 친구들이 다투는 장면은 얼핏 단순해 보인다.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이 작은 다툼 안에 얼마나 다양한 감정과 성격의 차이가 얽혀 있는지 알게 된다. 이 책은 단순한 우정 이야기가 아니라, ‘감정을 어떻게 말하고 받아들이느냐’에 대한 이야기다.


고람이, 토리, 두비. 세 친구는 참 다르다. 고람이는 자기주장이 강해서 화를 내기 쉽고, 토리는 옳고 그름이 확실해서 융통성이 없다. 두비는 속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해서 늘 조용하다. 이 아이들의 모습은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낯설지 않다. 그리고 이 책은 그 다름을 탓하지 않는다.
서로 다르기 때문에 생긴 갈등을 어떻게 조율할 수 있는지, 서로의 표현 방식을 어떻게 존중해야 하는지를 아이들 눈높이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말이 없던 두비가 용기를 내어 속마음을 털어놓는 장면이다. 고민을 말하는 게 왜 그렇게 어려운지, 말하지 못한 마음을 혼자 얼마나 많이 삼켰는지, 그 장면에서 고스란히 전해진다. ‘용기’라는 건 꼭 큰일을 해내는 게 아니라, 내 마음의 작은 조각 하나를 누군가에게 건네는 일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그걸 참 따뜻하고 부드럽게 보여준다.


홍그림 작가의 그림은 이 이야기에 딱 어울린다. 폭신폭신한 솜사탕처럼, 아이들의 감정을 말없이 감싸주는 그림들이다. 숲속 벼룩시장도 정말 생생하고 사랑스럽게 그려져서, 마치 책 속 세상으로 들어간 기분이 들 정도다.


《반반 솜사탕》은 결국 우리에게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친구와 마음을 나누는 건, 솜사탕을 나누는 것처럼 달콤한 일이야.”
그 말은, 어쩌면 아이들보다 우리 어른들에게 더 필요한 말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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