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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잘 다녀와 + 잘 지내니 - 전2권
톤 텔레헨 지음, 김소라 그림, 정유정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12월
평점 :

아무도 나를 생각해주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때, 적절한 거리를 둔 채 그저 안부만 주고받기를 원할 때, 자기 자신이 너무 밉고 싫어져 모든 사람들로부터 잊히길 바랄 때.
우리도 그럴 때가 있지 않나. 가까운 관계에서 상처받고 적당한 거리에 대해 고민하고, 세상 혼자만 남겨진 것처럼 슬프다가 어느 순간 모든 게 다 불필요한 것처럼 느껴질 때가.
여기 나오는 동물 친구들도 우리와 같은 이유로 아파하고 고민하며 상처받는다. 작가 톤 텔레헨은 이런 동물친구들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주며 따뜻한 위로를 건네기도, 세상을 향한 새로운 시야를 밝혀주기도 한다.
이 책의 예쁜 표지처럼,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이고 해질녘의 태양처럼 따뜻하고 안락한 이야기였다. 마치 오랜만에 누군가가 내 옆에서 내가 좋은 꿈을 꾸길 바라며 이야기를 읽어주는 것처럼 ‘너만 상처받는 게 아니야. 너만 힘든 게 아니야. 우리들 모두가 그래.’ 라고 말해주는 것만 같았다. 외로워하던 다람쥐도, 서로가 더 부러웠던 하마와 메뚜기도, 적당한 관계를 고민했던 고슴도치도, 모든 게 불필요하게 느껴졌던 흰개미도, 자기 자신이 너무 불만스러워 세상에서 잊히길 바랐던 큰개미핥기도. 이렇게 관계로 인해 상처받는 우리들이지만, 우리를 치유하고 위로해주는 것도 이런 관계 속에서야 가능한 일임을 이 책은 말하고 있다.
관계에 상처받는 이들에게 안부 인사처럼 <잘 지내니>를, 여행을 망설이는 이들에게 다정한 배웅인사처럼 <잘 다녀와>를 따뜻하게 건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