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한스 - 프로이트와 함께 아이 마음 읽기
진담 지음 / 지식과감성#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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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소설 위주로만 읽던 나에게 <꼬마 한스>는 처음 접해보는 심리학 책이었다. 서평을 신청하기 전, 너무 어려워서 끝까지 읽지 못하면 어떡하나 하고 걱정했었는데, 첫 장을 펼치자마자 웬걸, 생각했던 것보다 내용이 쉽고 친근하게 다가왔다. 이 책은 책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꼬마 한스의 사례를 정신분석한 글이다. 한스 아버지가 한스의 말과 행동을 옆에서 관찰하고, 그때마다 기록한 것을 프로이트와 함께 분석하여 한스의 증상을 밝혀내고 치료해나가는 과정이 주를 이룬다. 낯선 심리학 용어에 대한 친절한 설명과 함께 한스와 부모의 대화, 한스의 행동에 대한 관찰이 실례로 들어있어, 나 같은 초보자도 큰 어려움 없이 읽어나갈 수 있었다. 덕분에 그동안 뜬구름 잡듯이 들어오기만 했던 프로이트에 대해 조금은 윤곽이 잡힌 기분이다. 물론 그렇다고 여기서 다루는 프로이트 이론의 모든 부분에 공감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심리학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과 프로이트에 대한 몇 가지의 오해는 정정할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부분은 병원에서 아프고 불쾌한 경험을 했던 아이가 집에 와서 병원에서 있었던 일을 놀이로 계속 반복한다는 것이었는데, 이 모든 행동이 수동적인 상황에서 느꼈던 무력감과 불안을 본인이 통제하고 지배할 수 있는 능동적인 상황으로 바꿈으로 해서 자신의 불안을 약화시키려 했던 의도에서 나왔다는 해석이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어렸을 때 나는 체질 상 잘 체하곤 했었는데, 그 때문에 엄마 손을 잡고 한의원에 가 침을 맞은 적이 몇 번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몸서리쳐질 정도로 아팠는데, 그런 끔찍했던 고통의 기억과는 달리 한의원에서 돌아온 다음이면 인형놀이를 하면서 인형들에게 침을 놔주곤 했다ㅋㅋ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지만 이렇게 심리학으로 접근해보니, 아프고 무서웠던 그때의 기억을 놀이를 통해 통제하고 지배할 수 있는 순간으로 만들려고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행동에도 다 그에 맞는 이유와 근거가 있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매 순간 모든 행동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에 끼워 맞추듯 억지로 판단하려는 부분에 있어서는 거부감이 든다.)

 

이 외에도 아이들도 어른들처럼 욕망을 가진 주체여서 도덕적인 잣대로 아이들을 교육하기보다는 아이들의 마음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여 그에 맞는 대화와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많은 공감이 들었다. 많은 부모와 교육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교육의 방향이라던가 아이들의 마음에 대해서는 잘못 판단하고, 어른들의 시선과 강압으로만 아이들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경우가 있어 답답하기만 하다. 이런 경우 아이를 위해 한다는 행동이 오히려 아이의 건강한 자아를 해치게 된다는 것도 모르고 말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 나는 프로이트의 주장처럼 교육자들에게도 어느 정도 정신분석학적 지식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다. 아이의 교육에 있어 먼저 아이에 대한 이해와 서로 간의 신뢰가 기반이 되어야 하는 건 당연한 문제가 아닐까.

 

우리는 생각보다 우리 자신에 대해 아는 것이 적다. 심지어 어떤 부분에 있어선 잘못 알고 있는 것을 올바른 답이라 치부하게 되는 위험한 경우도 있다. 이 책은 그동안 옳다고만 생각했던 부분에 대해 다양한 의문을 던지게 한다. 그리고 이 책의 주장과 프로이트의 여러 이론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첫 단추를 잘 꿴 만큼 더 다양한 심리학 책을 읽어보고 싶다. 이렇게 조금씩 다양하게 접해본다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나와 주변을 다루는 태도에도 조금씩 어떤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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