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카르테 1 - 이상한 의사 아르테 오리지널 6
나쓰카와 소스케 지음, 채숙향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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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따뜻한 일본 애니메이션을 본 것 같았다. 뒷장이 궁금한데도 남아있는 장수가 줄어드는 게 안타까워 최대한 느긋하게 읽었다.

주인공 구리하라 이치토 선생을 비롯해서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다 소소하고 따뜻한 끌림이 있는 사람들이다. 외모도 성격도 개성도 다른 이들이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모두 바르고 올곧다. 이야기를 따라가며 모든 인물에 정이 드는 건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는지도 모른다. 주인공인 구리하라 이치토와 그의 아내 하루나, 함께 지내는 온타케소의 주민인 남작(男爵)과 학사님, 병원 동료이자 학창시절 동기인 스나야마 지로, 병원 동료인 간호사 도무라와 미즈나시 요코, 왕너구리선생님과 여우선생님, 그리고 지금은 이 세상을 떠나 남편과 함께 하늘나라에 있을 아즈미 씨까지. 미워할 수 있는 인물은 하나도 없었다. 따뜻한 이들의 마음이 책장 밖까지 자연스레 스며나와 함께 슬퍼하기도 기뻐하기도 했다.

 

확실히 의사가 본업인 작가가 써서 그런지 의학용어라던가 응급상황에 대한 기술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건 이 분이 갖고 있던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그 시선이 오롯이 책의 인물들에 투영되어 작가의 이야기에 금세 매료되었다. 환자를 대하는 마음, 사랑하는 아내를 대하는 마음, 동료와 친구들을 대하는 마음까지. 온타케소의 사람들과 함께 하는 날들을 지켜보며 나도 어느새 몇 평 남짓의 공간에 함께 앉아 자연스레 그들의 대화에 참여하는 기분이었다. 하루나가 따라주는 차를 마시며, 이치토 선생과 남작과 학사님과 함께 술도 마시며 그렇게 책장 한 장을, 책에서의 하루를 함께 보냈다. 학사님의 숨은 사정을 알게 되었을 때, 그리고 알면서도 묻지 않고 묵묵히 상대를 기다려주었던 이치토 선생의 배려를 알게 되었을 때, 밤새 복도 전체를 벚꽃으로 가득 채우며 학사님의 앞날을 열렬히 응원했던 남작과 하루나의 우정 어린 선물을 받았을 때, 마음 한 쪽이 뭉클해졌다. 이들의 따뜻한 마음이 있기에 학사님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으리라.

아르테의 책선물로 따뜻한 이야기와 좋은 친구들을 알게 되었다. 1권을 다 읽은 지금, 아직도 내게 신의 카르테 이야기가 3권이 더 남아있단 사실이 완독의 아쉬움을 달래준다. 하나씩 하나씩 아껴 읽어야지. (아르테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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