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여행
홍미선 지음 / 비주얼아트센터보다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사람들의 가슴 속에는 멋진 여행을 하고 싶은 간절한 바람들이 간직되어 있습니다. 인생을 여행에 자주 비유하는 것도 이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저마다 넉넉해지면 시간의 여유를 내서 멋진 곳을 여행해야겠다는 작은 소망을 꿈꾸지만, 한해가 가고 또 한해가 가도 생각보다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많은 사람들이 소박한 여행에 대한 꿈을 실천하는 이도 많아졌습니다. 모두가 유한한 시간을 부여받았다면 많은 생각을 하기보다는 단 한번이라도 실천을 하는 사람이 현명할지 모릅니다.
여행의 묘미는 함께 하는 관계에서도 찾을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자연과 온전히 하나임을 직접 몸으로 느끼고 경험하는 것이 가장 멋진 일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여행도 좋아하지만, 그다지 여행이라고 다녀본 경험이 적어서인지 다른 사람의 여행 경험과 느낌을 사진과 글로 접하는 것을 즐기는 편입니다. 직접 체험한 여행자의 느낌을 동일하게 느낄 수는 없겠지만, 간접적으로나마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해 받기도 하고 나만의 감성적인 느낌을 간직하기도 합니다. 이 책도 그런 느낌으로 접하게 되었습니다.


‘빛 여행’이라는 제목처럼 화창한 하늘과 시원한 바다를 그늘진 바위와 대비적으로 표현한 표지의 사진도 인상적입니다. 빛이 미치는 공간의 대비로 인해 마치 다른 세계에서 동경하는 공간을 바라보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저자는 중남미 여행을 하며 감상하게 된 오염되지 않은 자연의 모습을 감성적인 느낌과 함께 이 책에 가득 담았습니다. 태양의 빛을 통해서 생명의 생성과 소멸이 반복되는 자연의 숭고한 모습이 한 장 한 장의 사진에서 알 수 없는 깨달음을 전해줍니다.
사막과 빙하가 공존하는 중남미 지역의 자연, 서로 멀지않은 곳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칠레 북부지역은 강렬한 태양 빛에 건조한 사막이 형성되었고, 파타고니아 남부지역은 그와 반대로 빙하를 이루고 있습니다. 아마도 태초에는 서로 같은 모습이었을 겁니다. 세월과 환경에 따른 변화가 서로 너무나 다른 모습을 부여했습니다. 물과 태양의 결핍을 이겨낸 각기 다른 자연의 모습은 인간에게 아름다움과 더불어 심오함을 느끼게 합니다.
고대인들이 사막에 수놓은 하늘에서만 볼 수 있는 곤도르와 고래모습의 대형 그림들, 바닥의 흙을 드러내어 천 년 전에 그려진 우주인 모습의 나스카 라인, 수수께끼 같은 드로잉의 흔적이 고대의 것이라니 놀랍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고대인의 지혜와 자연을 존중하는 마음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지구는 인간들의 무분별한 자연 파괴와 환경오염으로 병들어가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대자연의 아름다움도 언젠가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지구온난화로 훼손되어 가고 있는 자연이 현대인들에게 보내는 경고의 메시지를 좀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우리도 결국 대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 수록된 사진들은 웅장하고 숭고한 자연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즐거움과 함께 인간으로써 이 모든 것들을 지켜야할 의무가 있음을 느끼게 합니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저자의 눈이 되어 빛과 어우러진 자연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반면에 수록된 사진이 좀 더 큰 사이즈였으면 하는 개인적인 아쉬움도 남습니다. 웅장하고 심오하며 아름다운 자연을 담기에는 너무나 작은 사진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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