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2Z
야마다 에이미 지음, 이유정 옮김 / 태동출판사 / 2004년 10월
평점 :
절판


'그 여자 참 쿨하다.' 야마다 에이미라는 작가를 생각할때마다 떠오르는 단어는 쿨! 이다. 오죽하면 120% 쿨이라는 단편까지 있을까마는...그러나 그녀만큼 사랑에 대해 뜨겁게 천착하는 작가도 드물다. 그녀의 소설들은 스토리가 중요하지 않다. 읽다보면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주인공들의 행동, 그리고 그 행동을 있게 한 그들의 감정이 중요하다. 그래서 사랑에 대한 A 부터 Z까지의 이야기는 사랑에 빠진 털없는 원숭이의 심리기록이라 해도 좋다. 손에 잡힐듯이 그려진 사랑의 내면.

사랑하는 여자가 생겼지만 아내와 이혼하고 싶지 않은 남편. 연하의 애인에게 빠져 있지만 거짓말 하고 싶지 않아서 어떤 대답도 하지 않는 아내. 그렇게 각자 다른 사람을 사랑하면서도 비즈니스에 있어서는 경쟁적으로 일을 처리해가는 부부관계. 그들의 사랑 관계도는 참 쿨하다. 그러나 읽으면 읽을 수록 가슴이 먹먹해 오는 건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두 사람은 입만 열면 상처를 주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연애상대에게도, 배우자에게도... 그건 마치 나는 사랑으로 인해 상처받고 싶지 않다.라고 항변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그들은 더 쿨해지려 노력한다. 사랑에서 한발짝 물러난 방관자의 입장을 취하고 있어야만 사랑이 끝난 후에도 쉽게 발을 빼 돌아설 수 있기때문에. 그러나 사랑의 생,노,병,사를 거쳐 한번의 사랑이 끝났을때 아내가 본건 거절당할까 두려워하는 남편의 떨림이다. 너도 나만큼 아프구나... 그래서 부부의 새로운 사랑이 시작된다.

아무리 잘난척 하고 사랑따윈 중요하지 않아 하며 똑똑한 척 해도 이미 사랑을 한 그 순간부터 상처는 시작될것이다. 상처받기 싫다면 아예 사랑을 하지 말든지... 그러나 사랑이 어디 하지 말아야지 마음 먹는다고 해서 안하게 되는 것이더란 말인가? '야마다 에이미 당신 말이야! 아주 쿨하게 뜨거운 사랑을 그리는 참 괜찮은 작가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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