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흐르는 대로 - 삶이 흔들릴 때 우리가 바라봐야 할 단 한 가지
지나영 지음 / 다산북스 / 2020년 11월
평점 :
품절


독자마다 같은 책 안에서도 다양한 것을 느낄 것이다. 그 다양함 안에는 심지어는 저자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 있을 수도 있다.

아무래도 저자 지나영은 의사라는 직업을 소개하여, 진로로 독려하기 위해 이 책을 쓴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진로에 대해 꿈꾸고 계획하는 청소년, 청년 혹은 연령대와 상관없이 직업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은 진로 설계에 영향을 받을 수 있겠다. 누군가는 미국에서의 삶, 한국에서 이루지 못한 꿈을 해외에서는 이룰 수 있겠다는 '아메리칸드림'을 꿈꿀 수 있게 될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지나영 교수의 삶은 특이성을 갖고, 남다른 길을 걸어온 것만은 확실하다. 그 다른 길, 다른 삶이 아무래도 독자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아닌가 싶다. 물론 그 길을 갈 수 있었던 것은 책 제목처럼 #마음이흐르는대로 갔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다.

8글자 밖에 안되는 이 제목을 따라 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는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사회가 몰아가는 직업, 직장, 심지어 주거형태까지 따라 흘러가고 있지 않은가.

지나영 교수도 당시 남성 중심, 가부장 사회의 문화를 고스란히 따르기만 했다면 오늘날의 인생을 마주하지 못했을 것이다. 읽을 때는 인지하지 못했지만, 저항의 경험과 페미니즘의 문화를 삶 속에서 체득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페미니즘은 남성 혐오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제발 오해치 마시길.) 경제적으로도, 젠더 안에서도 소수가 아닌 약자의 위치에 처할 수밖에 없었던 한 여성과 사회의 이야기가 자신의 이야기 안에 담겨 있는 것이다.

다만, 오늘날의 사회에서는 개천조차 사라지고 기회의 사다리마저 끊어져 간다고 하는데 지나영 교수의 삶을 통해 회의감을 느끼지 않길 바란다.

"저 사람은 특별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래도 시대를 잘 타고 나서"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 생각이 든다 하더라도 얼마든지 마음이 흐르는 대로 바꾸어 나갈 수 있겠다. 모두가 미국에 가서 살 필요도 없고, 모두가 의사가 될 필요가 없다. 모두가 지나영 교수가 될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저자도 그런 의미에서 자신의 삶을 소개했던 것이다.

우리가 지나영 교수가 겪었던 중환을 똑같이 겪길 바라고 있지는 않은 것처럼, 각자에게는 주어진 삶의 환경과 여정이 있는 것이다. 창조주가 우리에게 물길을 열어주었다면, 그 노를 젓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겠다. 저 사람만 특별한 것이 아니라, 우리 각자가 특별하다는 것을 떠올릴 수 있는 독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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